개인투자자와 비상장투자자를 위한 산업분석 하기 (3)
남들이 주목하는 분야의 소외된 한켠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어떤 화장품 유통 회사에 투자한 일이 그렇습니다. 당시까지 한국화장품들이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서 두각을 나타낸 많은 화장품 브랜드사들이 급격하게 성장하였고 각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6년 사드 사태로 중국 특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많은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죠.
당시 저는 다른 투자심사역의 소개로 한 회사를 꽤 오랫동안 검토를 진행하였고, 결국 처음 뵙고 약 8개월 만에 투자를 집행하였습니다. 회사는 본래의 사업에서 한국화장품을 해외로 유통하는 사업으로 옮아가고 있었고, 중국 특수를 누리기도 하였으나, 중국의 마진 하락을 관찰하자 사드 사태 이전부터 중국향 매출을 줄여나가면서 한편,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사업모델과 전략 방향에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인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화장품의 수출 현황을 살펴보았습니다.
중화권과 비중화권으로 크게 구분해보면, 중화권이 수출 성장을 견인하긴 하였으나 비중화권에 대한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비중화권 수출은 안정적인 성장률을 유지한데 비하여, 중화권 수출은 변동성이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사드 사태의 영향을 받기 전인 '14년부터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었죠. 반면, 비중화권 수출의 성장률은 중화권에 비하여는 낮지만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고, 오히려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죠.
중국을 제외하고도 한국화장품의 대외 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수출이 워낙 엄청나다 보니, 크게 부각이 되지 않았던 것이지요. 누군가는 그 일들을 하고 있었고, 또 기회를 찾고 있었습니다. 중국 수출의 성장이 멈추자 비로소 다른 국가들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산업에서 그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순 없지만,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좋은 기회들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씩은 대세에서 한걸음 벗어나 잠깐 멈추고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by 투자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