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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Mar 14. 2016

첫 학급 자치 시간

2016년  3월 14일

2016학년도 4반의 학급 자치의 시작


이우고등학교는 매주 월요일 1,2교시가 학생 자치 시간으로 배정되어 있다. 학습자의 권리, 학교-학생-학부모라는 삼주체가 함께하는 학교, 예비 시민으로서의 성장,  자기 주도성의 확립 등 이우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적 가치와 성과를 위한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주로 학급 자치회의가 이루어지며, 학교의 학생 주도 행사나 사업 등이 있을 때 여론 수렴, 행사 준비 등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개학을 한 지 이 주째, 지난주에서는 전체 학생 자치 교육이 있어서 첫 번째 학급 자치 시간이다.

보통이  학년 학생회의 주도로 이루어지나 아직 학생회장과 학급 대의원(반장)이 선출되지 않아 오늘은 교사 주도로 이루어졌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담임 소개를 해보기로 했다.

새 학년과 새 학기 시작, 아이들의 정보와 학부모들의 정보는 모두 담임에게 집중되어 모아진다.

특히 전국 단위 선발인 이우고등학교의 경우 입학한 학생과 학부모의 자기소개서를 교사들이 읽어볼 수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소개를 받은 만큼 나도 아이들에게 내 소개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대놓고 자랑질


난 졸업생 아이들이 내 이야기는 항상 기-승-전-깔대기라고 말할 만큼 대놓고 자랑질을 잘한다.

그렇게 '대놓고 자랑질'을 잘하긴 하지만 굳이 첫 소개에 대놓고 자랑질을 한 이유는 우리 반 아이들 또한 대놓고 자랑질을 잘했으면 하는 이유였다.

전반적으로 전체 사회의 문제인지 아이들의 자기 불안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자존감은 매우 떨어지고 있다.

입학 면접을 볼 때도 그리고 OT에서 각자 자기소개를 할 때에도 스스로의 지난 중학교 생활과 현재의 자기의 모습에 불안과 후회가 가득 남긴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충분히 열심히 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제 17살이 된 아이들이, 마냥 즐겁고 신나야 할 아이들이 무슨 인생의 회한이 있는지 지난 중학교의 생활을 후회하고 '자기반성'의 강도가 너무 높아 보이는 언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내 소개가 끝나고 반 아이들과 함께 '대놓고 자랑질 하기'를 해보았다.



이렇게 작성된 페이퍼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발표시키지 않고 나 혼자 볼테니 마음껏 자기 자랑질을 해보라고 했다.



대놓고 자랑질 중. 3월 14일이라 평소에 잘 하지도 않는 아이들에게  '뭐 사주기'도 했다. 사탕을 입에 하나씩 물고 대놓고 자랑질 중



많은 아이들이  '완벽한 나'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듯했다. 아마도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언어들이 유난히 더 많이 사용되는 이우학교의 특성도 한몫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성적이라 차분한 장점을 가진 아이게는 '성장'을 위해 활동적이고 적극적이길 요구하고,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 탓에 다소 산만한 아이들에게는 차분하고 진지하길 요구하는 그러한 기대와 바램의 언어들이 아이들에게 많이 유입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서 난 아이들에게 '박지성이 야구 못하는 걱정' 같은거 하지 말고 장점이 많은 사람보다 강점이 도드라지는 사람. 나의 강점으로 단점이 별 문제 되지 않는 사람, 도드라지는 내 단점이 내 강점이자 장점일 수 있는 사람, 앞으로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해주었다.(말하고 보니 이것도 열일곱의 아이들에게 쉽지는 않은 듯하다)



이제 이런 자랑질을 강점으로 만들어 줄 몫이 남았다.




이놈의 인기. 이래서 내가 참교사한다 ^^


이렇게 '대놓고 자랑질'을 하면서 첫 학급 자치 시간을 보냈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  

아이들에 이 브런치를 알려주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브런치 작가가 돼서) 우리의 일 년간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고 학년이 끝날 때 즈음 '브런치북'에 도전해보자고 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으나 일 년간의 우리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는 것보다 우리 반 아이들이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게 더 힘들 듯하다.

아무튼 우리는 함께 우리의 일 년 간의 이야기를 써나가보려 한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는 목표와 희망을 가지며 성장을 함께 써나기도 하고, 함께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가며 성장해보려 한다. (도와주세요 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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