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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Mar 18. 2016

일상에서 함께하는 역사

2015년 3월 16일

고1은 현재 선거 중 


고1은 현재 2015학년도 고1 학년 학생회장을 함께 준비 중이다.

선관위들이 2주 전에 임명되었고 3팀의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쳤고 오늘 반별 유세를 시작으로 

다음 주 월요일 공청회 그리고 투표를 실시한다.


오늘 첫 4반 유세를 시작한 학생호장 후보 세현-순호 




과거의 역사에서 현재를 판단한다


아이들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과거의 사건들' 류의 대답들이 많이 나온다. 과거의 사건들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왜 그것을 연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과거를 거울 삼아~'와 같은 대답들이 매년 아이들에게 유사하게 나온다. 난 아이들에게 '역사란 사람들의 삶'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 따위 등의 기능과 의무 같은 건 역사에겐 없다고 한다. 다만 역사는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그래서 현재의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그래서 보다 지금 우리의 삶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이라 설명하며 '교훈적 역사관'은 역사라는 학문에 있어서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말해준다. 


 

우리반 선관위 서윤이의 선거 일정과 방식에 대한 안내 중 


아침 조회시간에 선관위인 서윤이가 선거 일정과 방식에 대한 안내를 해주었다. 세 팀이 출마한 현상황을 고려하여 1차 투표에서 2팀을 뽑고 2차 최종 투표를 하며, 전체 무효표수가 6표(전체 82명)가 나오면 선거무효로 재선거한다는 선관위의 방침을 안내해주었다.

아이들은 선관위가 정한 투표방식과 무효표 수로 인한 선거 무효에 대한 규정에 대해 질문과 반대의 의견들을 물었다. 선관위의 결정이 아이들에게 선뜻 납득이 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조회 시간 20여분이 지나고 종례 시간에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 종례 시간을 10분 앞당겼다. 

조회 후, 아이들에게 담임교사의 발언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판단의 근거를 마련해주고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역사교사의 전공을 살려 해결하고자 급하게 그동안 우리나라의 역대 선거 중 의미 있는 무효표와 선거 방식의 사례들을 찾아 급하게 자료를 만들었다. 



종례 전 선관위를 통해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일체의 설명 없이 회의를 진행하였다.


아이들의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고 종례 후 선관위 회의에서 1차에서 과반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만 결선투표를 하는 방식 등의 변경이 이루어졌다. 

급작스럽게 해본 시도이지만 일상생활에서의 나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일들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꽤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삶과 상관없는 '과거 사건들의 암기'로서의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구체적  나의 삶 속에서의 사람들의 이야기'로서 역사를 인식하게 해줄 수 있는,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아내는 것 따위의 고루한 것이 아니 '나의 현재적 삶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인 듯하다.


이렇게 오늘 또 하루 참역사교사로서의 보람찬 삶을 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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