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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Mar 29. 2016

마지막 선거 - 대의원  

3월 28일

드디어 학년 학생회를 구성하다


학년 학생회장의 선거가 아무도 예상치 못한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예정되어 있었던 각 학급 대의원 선거가 잠시 미루어졌다.


세 팀이 후보가 1차 개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지 못해 1,2위 팀에 한해 2차 투표까지 진행하였는데 하필 그날 두 명의 결석생과 한 명의 무효표 등 총 3표가 두 후보 간의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수여서 선관위의 사전 협의에 의한 선거관리 규정(무효표가 후보 간의 순위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무효가 나올 경우 재투표한다)에 따라 3차 투표까지 갔다. 아침 조회 시간에 모두 투표를 하고 원래 예정되어 있던 대의원 선거를 잠시 미루고 (탈락 후보 중에 대의원에 나올 수 있는 사람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두 대기...


드디어 9시 50분쯤 선거 결과가 나오고 아쉽게도 우리 반의 동준이가 최종 투표에서 학생회장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담하 하고 종빈이에게 축하를 보내는 한편 동준이와 세원이에게는 이우중을 경험하지 않은 후보로서 정말 충분히 잘했다고 그리고 오히려 보다 편안하게 학생회장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우의 다양한 활동들을 경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음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대를 걸어본다.


그렇게 모두 학생회장 선거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우리는 이제 학급 대의원 선거를 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모두의 대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



이우학교에서는 일반학교의 반장, 부장반이라는 형식 대신 대의원 2인의 형식으로 학급 대표를 뽑는다.

이는 학생의 참여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학교의 교육 이념상 아이들이 '대의제'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명확하게 파악했으면 하는 의도와 장(長)과 주(主)-부(副)의 말뜻이 가지는 다소 서열화된 권위주의적 문화를 지양함이다.


유경이와 원준이의 진행으로 시작된 대의원 선거


아직 학생회가 없어 내가 진행을 하려 하다 그래도 학생들의 자치권을 결정하는 자리인 만큼 교사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의원에 출마할 의사가 없는' 사람 중 선거를 진행하고 싶은 사람을 물었다. 5-6명이 자원을 했다. 아이들에게 결정의 방식을 맡겼더니 역시 가장 민주적인 방식인 가위-바위-보를 택했다. ^^


유경이와 원준이의 진행 속에 자발적 의지와 추천에 의한 후보자 선정 방식을 택했고 승래, 현수, 민영, 민정, 가윤, 오경이가 출마의 의지를 표명했고 경하와 한결이가 추천을 받았다. 그리고 한결이는 출마 거부 의사를 표명, 최종 7명의 후보자들이 등록되었다.


이우학교의 대의원 출마에는 아무런 제한이나 교사의 개입이 없다. 그건 모두 자신의 동료들이 대의를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믿음과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서로 도우며 대의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리고 그것이 안되더라도 그런 연습을 통해 올바른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예비 시민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혹은 그래야 한다는 교육적 가치가 든든하게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총 7명의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와 질의응답 등을 거치며 대의원 선거를 진행하였다.



좌절이 아니라 도전과 새로운 시도의 기회



특별한 자격과 치열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과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자발적인 그 의지에는 욕망도 그리고 쉽지만은 않은 자신에 대한 용기 있는 도전과 시도가 있다. 그래서 늘 개표는 조심스럽다. 아이들에게 개표 방식에 대한 의사를 물으니 비공개 방식으로 득표수 공개 없이 당선자만 공개하자고 한다. 그래서 유경이 원준이와 함께 비공개 개표를 했다.



교무실에 와서 비공개 개표를 하고 유경이가 최종 결과를 공표하였다.


대의원은 여남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여-남 각 1명씩 뽑기로 합의를 보고 진행한 선거여서 여자는 민영이 남자는 승래가 당선되었다!! 축하!!


민영이와 승래에게 진심의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하는 한편 22명의 학급에서 무려 7명의 후보가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에 더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학생회장 선거와 대의원 선거가 이렇게 숨 가쁘고 밀도 있게 진행되며 드디어 학년 학생회가 성립되었다.


잘 부탁합니다~~


* 민영에게도 승래에게도 그리고 가윤, 민정, 오경, 현수, 경하에게도 모두 감사의 말을 전하지만 그래도 오늘의 진정한 주인공은 동준이가 아닌가 싶다. 수고했다. 그리고 정말 잘했다!!


https://youtu.be/plVxeO-_q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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