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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Jun 19. 2023

윤석열 수능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한 수능'과 관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으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공교육 교육과정에서의 내용' 으로 급히 수정해보았지만 그 둘이 차이가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쉬운 수능'과 '변별력 있는 수능'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동시에 언급하면서 수능 난이도에 대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능에 대한 이해없는 발언이라는 평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발언이 무엇이 문제인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만 출제하라


수능은 원래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만 출제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부터 '선행학습 금지법'이 제정되어 모든 초중고 및 심지어 대학조차도 이 선행학습 금지법에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어렵다는 대학의 제시문 면접 문제나 논술문제도 고등학교 교육 과정 내에서 출제되었는지 감시받고 있으며 대학은 매년 '선행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학교 교육과정에서만 출제하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수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의 발언입니다. 

이게 문제가 된다 싶으니 '공교육 교육과정'으로 말을 바꿉니다. 

둘이 차이가 무엇이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교육부 장관에게 '엄중경고'로 떠 넘겼습니다. 


비문학 문제 출제하지 마라?


학교 교육과정과 관련된 언급은 국어 영역과 관련이 있습니다. 

수능 국어에는 비문학 지문이 나옵니다. 

이 비문학 지문은 보통 교과서에 없는 내용으로 출제가 됩니다. 

이 현상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학교 교육과정 내'의 언급이 나온 듯 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수능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는 발언입니다. 


국어 교과서는 18종입니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비문학 지문을 제출한다면 오히려 채택되지 않은 다른 교과서를 쓰는 학생들에게는 불리한, 전혀 공정하지 않은 상황이 일어납니다. 

공정을 이야기 하면서 공정하지 않은 제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이 융합된 지문 출제하지 마라?


이 발언도 어렵지 않은 수능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발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어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것은 과학관련 지문이나 사회학 관련, 특히 통계 분석과 관련된 지문이 융합되어 나오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출제하지 말라는 것은 두 가지에서 문제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현재 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교육관련 이야기를 할 때면 '창의융합적인 인재 양성'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형식적으로 문이과 구분이 사라졌습니다. 

이런 시대, 이런 교육과정에서 융합형 제시문 문제를 출제하지 말라니... 


그리도 또 하나는 국어에 대한 이해부족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어 영역이란 '문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국어과의 교과는 문학, 독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가 있습니다.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는 선택과목입니다. 

소위 공통 국어에는 문학과 비문학의 요소가 다 들어가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국어는 문학을 공부하기 위한 과목이 아니라 문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목입니다. 


쉬운 수능과 변별력이 있는 수능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와 같은 이야기 입니다. 


변별력을 높이려면 난이도를 높여야 합니다. 

혹은 킬러 문제를 조금 더 배치하거나 난이도를 더 높여야 합니다. 


그럼 이건 쉬운 수능일까요? 어려운 수능일까요?


수능이 쉬워지면 사교육이 줄어들까?


수능이 쉬워지면, 한 두 문제의 차이가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 학부모나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 의존할까요? 아니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까요?


그리고 사교육의 문제는 수능이 아니라 내신의 문제도 살펴봐야 합니다. 

학생부 종합전형과 교과전형의 비율이 수능전형보다 높습니다. 

즉 대입에 있어서 내신이 중요합니다. 


대형 학원 외에 각 지역의 많은 학원들은 인근 학교의 내신 관리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수능 위주 전형, 즉 정시에서의 N수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N수생은 공교육 밖의 영역에서 학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교육 절감을 위해서는 N수생 양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교육개혁 현안 추진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3.06.15. /뉴시스 출처


6월 모의고사가 어려웠다?


대통령의 갑작스런 발언은 6월 모의고사의 난이도가 어려웠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즉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6월 모의고사는 대체도 작년 수능과 비슷했다고 평가를 합니다. 

이주호 장관에게 엄중 경고를 한 것과 동시에 2024 대입 수능 책임자였던 교육부 국장을 경질했습니다. 

수능 5개월을 남겨두고 담당 책임자를 경질했으며, 심지어는 수능 출제기관 감사까지 들어갔습니다. 


대단한 혼란입니다. 


이번 수능은 전반적으로 쉬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상위권 학생들이 수능 최저를 맞추는데 용이합니다. 

그러면 수능 최저가 있는 중상위권 대학 교과전형의 입결이 올라갑니다. 

내신을 더 타이트하게 잡고 관리해야 합니다. 


사교육이 증가하겠죠?


전반적으로 난이도를 낮추고 킬러문제로 변별력을 갖출 수도 있습니다. 

그럼 킬러 문제에 취약한 중하위권 학생들은 불안해집니다. 


사교육이 증가하겠죠?


사교육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불안'입니다. 

보통 학원가에서 조장하죠 

이번에는 정부가 조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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