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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웅의 tellmewine Mar 19. 2019

[인터뷰] 칠레 최고 와이너리 에라주리즈의 채드윅 회장

-와인전문지 ‘디캔터’ 선정 글로벌 파워 피플… 새 와인 홍보차 방한

에라주리즈(Errazuriz)의 오너인 에두아르도 채드윅(Eduardo Chadwick)  회장


칠레 최고의 와이너리로 꼽히는 에라주리즈(Errazuriz)의 오너인 에두아르도 채드윅(Eduardo Chadwick)  회장이 지난 15일 한국을 찾았습니다.      


에라주리즈는 1870년 창립자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가 칠레의 중북부에 위치한 아콩카과 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세운 이후 현재까지 145년 동안 칠레 와인의 고급화를 이끈 유서 깊은 와인 명가입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비냐드 채드윅, 세냐, 돈 막시미아노, 라 쿰브레 등 프리미엄 와인을 비롯해 중저가 와인까지 다양한 와인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비냐드 채드윅, 세냐, 돈 막시미아노, 라 쿰브레 등 프리미엄 와인 생산…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 최상위권 휩쓸어   
  

에라주리즈 가문은 특히 칠레에서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4명의 대통령과 2명의 주교를 배출해 ‘칠레의 케네디 가문’으로 불리고 있는 명문가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방한한 에두아르도 채드윅 회장은 1983년 비냐 에라주리즈에 입사해 에라주리즈 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인 ‘디캔터’가 선정한 파워리스트 50위 안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린 칠레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은발이 잘 어울리는 아주 핸섬하고 멋진 분이십니다.     


와인에 대해 좀 안다하는 사람이라면 에라주리즈와 채드윅 회장에 대한 말을 들으면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을 떠올립니다. 베를린 와인 테이스팅은 세계 각국에서 온 와인 전문가들이 프랑스 보르도의 유명 와인들과 에라주리지의 대표 상품인 세냐, 비냐드 채드윅, 돈 막시미아노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순위를 가리는 행사입니다.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돼 10년간 18회가 진행됐습니다.     

 

2004년 대회에서 에라주리즈의 비냐드 채드윅(2000)과 세냐(2001)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인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매 행사 때마다 에라주리즈 와인들은 최상위권을 휩쓸며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에라주리즈는 베를린 테이스팅을 통해 세계적인 와인 반열에 올라섰다  


채드윅 회장은 15일 서울 청담동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의 심판으로 미국 나파밸리와 이탈리아 와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듯이 에라주리즈는 베를린 테이스팅을 통해 세계적인 와인 반열에 올라섰다”며 “오늘 이 자리는 이제까지 재배해 온 기존의 전통적인 포도 품종이 아닌 새로운 포도 품종으로 혁신을 이룬 에라주리즈의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한 목적을 밝혔습니다.               


채드윅 회장이 이날 소개한 제품은 ‘라스 피자라스(Las Pizarras)’ 2개 제품과 ‘빌라 돈 막시미아노(Villa Don Maximiano)’ 등 3개 와인입니다.     

 

‘라스 피자라스(Las Pizarras)’ 2개, ‘빌라 돈 막시미아노(Villa Don Maximiano)’ 등 3개 와인 소개 

     

라스 피자라스는 ‘라스 피자라스 샤르도네 2017’과 ‘라스 피자라스 피노누아 2017’로 각각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로 빚은 새로운 와인들인데요. 서늘한 기후를 보이는 칠레 아콩카과 밸리의 고도가 높고 경사진 와이너리에서 재배되는 포도로 만든 와인입니다.      


와인 라벨에 적혀있는 피자라스라 단어는 암석이 켜켜이 쌓여있는 장판암을 뜻합니다. 그만큼 떼루아의 다양한 미네랄리티를 느낄 수 있는 와인들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라스 피자라스 샤르도네 2017은 와인을 잔에 따라보면 보통의 샤르도네와 다르게 약간의 연녹색을 띱니다. 쇼비뇽 블랑에서나 볼 수 있는 빛깔이네요. 잔에서는 상큼한 과실향을 기반으로 꽃향기도 부드럽게 올라옵니다. 입에 조금 머금어보니 톡 쏘는 산도가 먼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묵직하고 잘 다듬어진 신맛입니다.      


샤르도네임에도 혀에 떨어지는 질감은 무겁지 않고 바닐라 향도 살짝 스쳐 들어옵니다. 칠레를 비롯해 햇살이 좋은 신대륙에서 나는 샤르도네 와인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13%로 높은 편이지만 도수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채드윅 회장은 “프랜치 바리크에서 10개월 숙성을 거쳤지만 포도 고유의 맛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15%만 새로운 오크통을 사용했다”고 설명합니다.       


    

돈 막시미아노 2008, 돈 막시미아노 2016(왼쪽부터)


라스 피자라스 피노누아 2017은 더욱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색깔이나 향, 질감 모두가 기존에 칠레에서 나는 피노누아와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을 좋아해서 그쪽에서 나는 와인의 특성을 좀 아는데 상당히 부르고뉴스럽습니다.      


잔에 따르자 아주 맑고 투명한 루비빛이 정말 이쁩니다. 잔 밑이 훤히 보일 정도의 빚깔입니다. 프랑스 부르고뉴에서나 보던 와인 색깔입니다. 잔에 가까이 가자 과실향을 기반으로 장미향을 비롯한 복합적인 꽃향기가 훅하니 치고 들어옵니다.      


입에 넣어보면 산뜻한 신맛이 먼저 다가옵니다. 혀를 감싸는 질감도 아주 가붓하네요. 목 넘김 이후의 잔향에는 포도 이외의 과일 향과 약간의 톡 쏘는 향신료 느낌도 같이 올라옵니다. 이 와인을 먹는 동안 몇 번이고 “이건 내가 좋아하는 부르고뉴 피노누아네”라는 말이 나오네요.


‘라스 피자라스 피노누아 2017’는 칠레 피노누아와 완전히 달라 혁신적… 상당히 부르고뉴스러워


채드윅 회장은 이 와인에 대해 “아콩카과의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사용해 기분 좋은 산도가 특징이며 아직 어린 와인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둥글어지고 우아한 와인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어 에라주리즈의 아이콘 와인 중 하나인 돈 막시미아노의 세컨드 와인 ‘빌라 막시미아노 2016’가 등장합니다. 빌라 돈 막시미아노는 까베르네 쇼비뇽 40%, 쁘띠 베르도 25%, 말벡 20%, 까베르네 프랑 15%로 빚은 와인입니다. 돈 막시미아노가 까베르네 쇼비뇽(84%)을 기반으로 쁘띠 베르도(5%), 까베르네 프랑(3%)의 블랜딩 된 것과 확실히 다른 배합입니다.      


아콩카과 밸리의 세냐와 돈 막시미아노가 나오는 중간지역에서 재배된 포도밭에서 나은 포도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6년이 첫 빈티지로 숙성을 통해 이제 막 병입해 소개하는 와인으로 알코올 도수는 13.5%입니다. 22개월 프랜치 오크를 거쳤다고 합니다.      


잔에 따르면 짙은 루비빛을 띤 모습이 묵직하겠다는 느낌이 다가옵니다. 잔에 다가가자 과실향을 기반으로 상당히 진한 아로마가 느껴집니다. 초콜릿, 연필심 등 부케향도 올라옵니다. 입에 넣어보면 역시 혀에 묵직하게 감기는 질감입니다.      


산도도 제법 강한 편이며 어린 와인인데도 타닌은 부드럽게 녹아있는 게 인상적이네요. 한마디로 맛있습니다. 돈 막시미아노가 두껍고 진중하게 다가오는 잘생긴 중년 노신사 같은 모습이라면 빌라 돈 막시미아노는 보다 젊고 발랄한 막내 동생이랄까요. 아로마와 부케향은 강하지만 무게감이 확실히 덜 합니다.      



돈 막시미아노 2008, 돈 막시미아노 2016, 빌라 돈 막시미아노 2017(왼쪽부터)


채드윅 회장은 “돈 막시미아노 와인을 만드는 포도밭이 90헥타르에 달하는데 각 지역마다 토양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지역이라도 다른 돈 막시미아노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빌라 돈 막시미아노를 만들게 됐다”며 “돈 막시미아노는 그쪽에서 나는 화산재 토양에서 자라는 까베르네 쇼비뇽을 기반으로 한 묵직한 맛이 특징이고 빌라 돈 막시미아노는 보다 둥글고 실키하고 신선한 느낌이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어 아이콘 와인인 돈 막시미아노가 나옵니다. 빌라 돈 막시미아노와 비교 시음을 하라는 것인데 돈 막시미아노는 확실히 무겁습니다. 이어 나온 2008년 빈티지의 돈 막시미아노는 정말 예술입니다. 아로마도 강하고 다양한 부케향이 묵직하고 타닌도 치아 사이를 뻑뻑하게 들어옵니다. 목 넘김 후에 치아에 혀가 닿으니 ‘뽀드득’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우와! 10년이 더 지난 와인이 이렇게도 타닌이 살아있다니 놀랍습니다.    

  

에라주리즈는 2016년 산 돈 막시미아노 와인처럼 우아하고 섬세하고 여운이 길게 남는 와인을 만드는 게 목표     


채드윅 회장은 2016년 산 돈 막시미아노 와인을 들어 보이며 “2016년 산 돈 막시미아노도 10년이 지나면 2008년 산 돈 막시미아노 같은 포텐셜을 보여줄 것”이라며 “두 와인은 기후적으로도 가장 닮은 와인”이라고 말합니다.     

 

채드윅 회장은 “2016년은 지난 10년간 가장 서늘한 기후를 보여 와인의 맛이 훨씬 섬세한 게 특징”이라며 “에라주리즈는 최근 들어서면서 포도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오크 숙성 때 새로운 오크 사용 비율을 20% 정도로 크게 낮추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특히 “에라주리즈는 이 와인처럼 우아하고 섬세하고 여운이 길게 남는 와인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2016년에 빚은 돈 막시미아노가 에라주리즈의 와인 철학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와인”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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