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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nistory Jan 27. 2018

정현이 멈춘 날

불난 발바닥이 얼른 회복하길 바라며 

허무, 아쉬움, 안타까움.... 


4강이나 결승에서 기권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한 발자욱만 가면 되니까. 그리고 그 경기를 보는 비싼 표를 사고 들어온 관중들과 할일을 미루고 보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알기에 또한 그렇다. 


테니스토리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말. 

오늘은 정현에게 쓴 소리를 하고 싶으면 해도 좋다. 

하지만 정현이 성장하면 그만큼 응원도 해주길. 


https://brunch.co.kr/@tennistory/145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4강전 패배"를 쓰면서 예상스코어로 세트스코어 3:1로 정현 패배를 적었는데, 그게 테니스토리의 바람이었던듯. 

냉정하게 예상했다면 3:0 페더러의 승리를 이야기했어야 한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1. 페더러의 컨디션 

그가 쉽게 3:0이긴 8강전 상대 베르디흐. 

정현이 아무리 급성장 했다고 해도, 지금껏 정현이 한세트도 못 뺏은 베르디흐를 쉽게 이긴 페더러였다. 

베르디흐는 페더러에게 일방적으로만 당했던 선수가 아니다. 

페더러가 올림픽 금메달을 못딴 가장 원흉이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페더러를 32강전에서 격파), 2009년 호주오픈 16강전에서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섰다 아깝게 역전패하기도 했고, 윔블던과 US오픈에서는 페더러를 꺾은 적도 있는 Top10에 10년이상 머물렀던 초특급 강자다. 페더러가 이런 베르디흐를 압살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2. 정현의 컨디션. 

생각보다 훨씬 안좋았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느껴진다. 이런 발로 어떻게 걸을 수나 있나. 

어쩌면 이 사진은 강수진, 박지성의 발에 이은 또하나의 발 사진이 될지도. (정현 SNS)

3. 정현의 무지막지한 대진표 -  3회전 승리면 대박이었다. 

이번 호주오픈에서 전체 선수 통틀어서 가장 어려운 대진표를 받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현의 1회전 상대였던 미샤 즈베레프와 더불어서.) 

아마도 정현은 3회전 진출을 현실적 목표로 삼고, 3회전에 모든것을 쏟아붓는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3회전에서 사샤 즈베레프와 이번 호주오픈 최고의 명승부중 하나를 보여준 정현. 한편으로는 사샤 즈베레프의 약점을 인지하게 해줘서, 다음에 서로 만났을 때는 그 약점을 보완하고 올 사샤 즈베레프가 어떨지도 궁금하다. 백만번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 조코비치를 상대로 승리한 정현은 정말 감동이었다. 


이제 정현에게는 숙제가 주어졌다. 


1. 발바닥 물집 

플레이 스타일 때문인지 아니면 잘못된 신발을 신어서 그런 것인지 면밀히 분석해서, 그런 물집이 다시 생기지 않게 몸과 장비 관리를 해야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제 30위 안쪽으로 들어와 이제는 32번까지 주어지는 시드를 받을테니, 초반라운드에서 조금 덜(?) 뛰게 되면서 이문제에 대한 부담을 조금을 덜 수도 있을 듯 하다. 참고로 니시코리의 경우 마이클 창이 코치를 하면서 하나 배운 것중에 하나가 "시합을 포기할 부상"과 "통증이 있어도 참고 시합을 할 부상"을 확실하게 구별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전자의 느낌이 오면 확실하게 좀 이른 라운드여도 기권을 하거나 대회 참가를 포기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걍 뛰게 되었다고. 그러면서 많은 잔부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정현의 경우도 네빌 고드윈이란 세계적인 코치와 함께 이런 점에도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2. 페더러의 조언

페더러는 어제 인터뷰에서 황제다운 조언을 해주었다. 그 중 아래 2가지는 정현이 세겨 들었으면 한다. 


1) 정현은 분명 성공할 것이지만, 미래의 챔피언이라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 이유는 작은 대회 우승도 킹왕짱 업적인데, 차세대 챔피언이야라는 말을 너무 자주 들으면, 정작 단계 단계 성장의 기쁨을 느낄 수 없게 되기 때문. 정현은 언젠가 10위권 선수가 될거라 믿는다라고만 이야기해주겠다. 

 

2) 정현의 스타일은 조코비치, 나달 처럼 많이 뛰어야 하는데, 굉장히 육체 피로가 누적된다. 따라서 정현의 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치고 다친 몸과 마음을 잘 회복시켜줄 코치와 트레이너, 그리고 적절한 이벤트 스케줄링을 해줄 에이전트가 있어야 한다. 


ps. 정현이 잘 회복해서 3월에 열리는 메이저 아닌 대회중 가장 큰 대회라 할 수 있는 인디언웰즈에서도 활약하길. 


ps2. 아직 호주오픈 끝나지 않았다. 남은 2개의 관전 포인트

 1) 여단 결승 - 할렙과 워즈니아키. 누가 무관의 한을 풀것인가? 

 2) 남단 결승 - 페더러와 칠리치.  2번째 우승이냐 아니면 20번째 우승이냐! 


ps3. 페더러 서브를 비롯한 샷들이 어떻게 그렇게 딱딱 선위에 떨어지냐. 이런 샷을 어쩌다 한두번 치는게 아니라 의도해서 계속 치는 거 보면 레알 천재인듯. 페더러가 포인트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끝낸다기 보다는 그의 스타일이 가져온 결과물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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