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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nistory Jan 25. 2018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4강전 패배

13번의 패배는 어디서 누구에게 당했을까? 

페더러는 총 42번의 메이저 준결승 경험이 있고, 29승 13패를 기록중이다. (조코비치 31번, 나달 26번 4강이상 진출) ㅎㄷㄷ한 기록이다. 꽤 훌륭한 선수라도 평생 한두번 메이저 준결승에 진출할까말까 한데 말이다. (니시코리도 현재까지 단 2번의 준결승 경험 뿐이다.) 


테니스토리는 그 13번의 패배가 어떠했는지 살펴보며, 정현과 페더러의 경기를 예상해보고자 한다. 




일단 테니스토리는 궁금한게 13번 페더러를 상대로 이긴 선수들 중, 누가 페더러를 가장 많이 이겼을까이다.

그 답을 하면, 그건 바로 조코비치이다. (정현이 가장 닮은 선수가 누규? 조코비치가 6번, 나달이 3번, 그리고 머레이, 사핀, 칠리치, 라오니치가 1번씩 페더러를 준결승에서 이겼다.) 

조코비치와의 모든 준결승 결과를 공개하면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10번 메이저 준결승에서 만났고, 조코비치가 6승 4패로 앞서있다. (테니스 황제를 상대로 더 많이 이긴 머신 테니스!) 


이제 13번의 경기를 복기해보자. 


1. 2005년 호주오픈 준결승 - 마라 사핀 승

    호주오픈 역사상 가장 명승부중 하나. 5세트 경기로 파이널세트 9-7로 사핀이 승리를 거뒀다. 이때만 해도 페더러의 가장 큰 라이벌은 사핀이 될줄 알았다. 사핀은 결승에서 휴이트를 압도하며 2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다. 그러나 사핀은 멘탈이 끝내 안정되지 못했고 그 이후 메이저 우승을 하지 못한채 은퇴한다. 


2. 2005년 프랑스 오픈 준결승 - 라파엘 나달 승

    프랑스 오픈에 데뷔한 나달이 흙신일 줄이야. 페더러는 빠른 코트를 평정한 후 느린 흙에서도 실력을 끌어 올려 이제 프랑스오픈 우승을 향해 진군 했다. 그런데 18살의 나달이 이미 흙에서는 인간계를 넘어선 존재였다. 이때만 해도 페더러는 후에 몇번은 프랑스 오픈 우승을 할 줄 알았다. 


3. 2008년 호주오픈 준결승 - 노박 조코비치 승

    2005년 이후 페더러는 흙을 제외하면 패배를 몰랐다. 그런데 2008년 호주오픈 4강전에서 조코비치가 흙이 아닌 곳에서도 페더러가 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경기. (그리고 몇달후에 잔디에서 마저도 나달이 페더러를 이기게 된다.) 조코비치는 쏭가-나달을 꺽고 결승에 올랐다-와의 결승마저 이기고 첫 메이저 우승을 경험하게 된다. 이 경기를 TV로 실시간으로 지켜본 12살 소년 정현은 조코비치를 자신의 우상으로 삼게 된다. 


4. 2010년 US오픈 준결승 - 노박 조코비치 승

    US오픈 역사에 남을 명경기. 페더러가 매치포인트를 2개나 잡았으나 조코비치가 자신의 좋은 서브로 극복. 5세트 7-5로 조코비치 승리. 그러나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접전을 펼쳤지만 나달에게 패하고 만다. 이때만 해도 페더러 이후 나달 시대가 몇년 갈줄 알았다. 


5. 2011년 호주오픈 준결승 - 노박 조코비치 승 

    2010년 말 세르비아의 데이비스컵 우승을 이끈 조코비치는 초인이 되었다.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3:0으로 제압한 후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까지 압살하며 우승. 


6. 2011년 US오픈 준결승 - 노박 조코비치 승 

    2010년 US오픈 준결승 보다 더 명경기. 많은 사람들이 2010년 US오픈과 헷갈려한다. 비슷하게 페더러가 매치포인트를 2개나 잡았으나 패했기 때문. 다른 점은 페더러가 자기 서브로 매치포인트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The Return으로 페더러는 멘붕하게 된다. 파이널 세트 5-3 40/15 에서 페더러의 슬라이스 서브가 멋지게 들어갔으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멋진 리턴. 


https://www.youtube.com/watch?v=yk7EQ2Uebag


7. 2012년 호주오픈 준결승 - 라파엘 나달 승

    이때 나달은 빠른 코트에서도 페더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달의 포핸드 - 페더러의 백핸드 랠리는 이제 나달에게 식은 죽먹기 같은 공략이 되었다. 


8. 2012년 프랑스오픈 준결승 - 노박 조코비치 승

     흙신 나달뿐 아니라 조코비치도 백핸드 - 백핸드 랠리를 길게 유도하여 페더러를 제압하던 시기. 


9. 2013년 호주오픈 준결승 - 앤디 머레이 승

     심지어 빅4중 가장 약한 머레이마저도 베이스라인 랠리에서는 페더러를 압도하던 시기. 


10. 2014년 호주오픈 준결승 - 라파엘 나달 승

     나달은 여전히 페더러의 천적이었다. 페더러의 백핸드 공략은 이제 페더러를 이길 수 있는 정석이 되었다. 나달은 포핸드로, 조코비치는 백핸드로 페더러의 백핸드를 농락하던 2010년대 전반기 테니스였다. 


11. 2014년 US오픈 준결승 - 마린 칠리치 승

    마린 칠리치의 인생경기가 터졌다. 그러나 마린 칠리치는 이런 수준의 경기를 빅4만큼 꾸준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지친 니시코리를 상대로 칠리치가 승리하며 칠리치는 첫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번에 2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12. 2016년 호주오픈 준결승 - 노박 조코비치 승

    조코비치의 팔꿈치가 아직 건재했던 2016년. 이 준결승의 첫 두세트는 충격적이었다. 페더러가 완전히 조코비치에게 농락당했던 경기. 3세트를 페더러가 따긴 했지만, 조코비치가 걍 봐준 느낌이 들 정도였다. 몇몇 사람들은 하드코트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한 테니스를 조코비치가 두세트동안 보여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vItJYxAfE

13. 2016년 윔블던 준결승 - 밀로스 라오니치 승

    페더러가 경기중 넘어지며 부상으로 패한 경기. 기권은 하지 않았지만 페더러의 몸이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 경기 이후 페더러는 긴 휴식을 갖고 2017년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제 궁금한건 과연 정현이 페더러에게 이길 가능성이 있느냐인데, 


정현이 현재 전성기 조코비치에 버금가는 실력이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물론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섣불리 페더러의 승리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페더러가 최절정기를 달리던 2007년까지는 막 일취월장한 조코비치가 페더러에게 하드코트에서 일방적으로 당한 것으로 기억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예를 들어 2007년 US오픈 결승에 오른 19살 조코비치는 페더러에게 세트 스코어 3:0으로 졌지만 매세트 겨우 한끗차이로 졌다. 딱, 올해 정현이 조코비치를 이겼듯이 페더러가 조코비치를 이겼다. (7-6 7-6 6-4)


그리고 페더러를 공략하는 방법은 나달과 조코비치를 바탕으로 이미 답이 주어져 있다. 긴 랠리를 이끄는 각도있는 샷과 빠른 움직임을 바탕으로한 코트 커버 능력. 페더러의 백핸드를 공략할 수 있는 무기를 가져야 한다. (다행이 정현도 이런 무기가 있다.) 물론 2017년 부터 페더러의 백핸드 공략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긴 랠리를 싫어하는 페더러의 심리를 이용해서 체력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랠리를 가져갈 수만 있다면 (아 근데 이게 진짜 어려운 거다.) 실낫같은 가능성이 정현에게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정현이 자신의 롤모델인 조코비치의 전성기 수준이 아니더라도 처음 메이저 결승에 올랐던 19살 조코비치의 2007년 US오픈 수준의 퍼포먼스라도 보여준다면, 2007년의 페더러보다 무려 11살이나 늙은 페더러를 이기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ps. 하지만 굳이 예상을 하라고 하면 페더러의 3:1 승리를 예상한다. 왜냐면 US오픈 결승에 올랐던 19살 조코비치는 이미 3번째 메이저 4강을 경험한 선수였기 때문. 조코비치는 이미 나달, 페더러 등과 메이저 무대에서 여러번의 시합 경험이 있었다. 처음 페더러를 상대하는 정현이 "페더러" 석자에서 오는 위엄을 단번에 뛰어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ps2. 더군다나 백핸드 약점이 없어진 2017년 페더러는 조코비치가 상대해본적도 없고, 나달이라는 리트머스 시험지로는 더이상 백핸드 공략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 백핸드 공략이 안된다면 정현이 파고 들 수 있는 부분은 긴랠리를 통한 압박으로 시합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서 체력으로 승부를 보는 것 뿐이다. 사실 32강전에서 사샤 즈베레프에게 이렇게 이겼다. 


ps3. 현실적으로 정현이 페더러를 이긴다면,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페더러의 부상이다. 위에서 라오니치가 페더러를 이겼던 방법. 


ps4. 정현에게 하나 긍정적인 것을 찾으면 페더러가 패한 13번의 준결승중 반이 넘는 7번이 호주오픈이었다는 것. 조코비치에게 3번, 나달에게 2번, 머레이와 사핀에게 1번씩 총 7번 패했다. 이번대회가 무슨 대회였더라? 아 호주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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