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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nistory Jan 22. 2016

2016 호주 오픈 - 나달과 베르다스코 후기

나달이 가야 할 방향(?)

며칠 전 호주오픈 1회전. 나달의 충격적인 패배가 있었다. 

사실 2009년 베르다스코와 나달의 4강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달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경기였는데, 2009년과 무엇이 달랐는가 단 한 가지를 뽑자면 두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누가 더블 폴트를 했느냐가 승부를 갈랐다고 본다. 

1. 2009년 호주 오픈 준결승 결정적 더블 폴트. 
5시간이 넘는 혈투. 나달이 5세트 5-4로 리드. 베르다스코 서브.
게임스코어 30-40. 베르다스코 더블 폴트. 게임 끝. 
(총득점 나달 193. 베르다스코 192) 

2. 2016년 호주 오픈 1회전 
1세트. 타이브뤡 스코어 6-6. 나달 서브. 
나달 더블 폴트. 7-6되며 베르다스코에게 서브가 넘어가고 곧 세트를 내줌. 
(총득점 나달 180. 베르다스코 182) 


어쨌든 자신이 시작하는 서브에서 상대방에게 점수를 주는 더블폴트가 가장 치명적인 실점이라 생각이 든다. 

베르다스코는 2009년에 나달에게 패했던 경기가 그의 가장 멋진 경기로 기억되고 있었는데, 어제 경기로 그 기억이 덮이길... (그런데 2회전에서 허무하게 져서 덮이지는 않을 거야...) 

이 경기에 대한 몇몇 소소한 생각들


Q1. 2016년과 2009년 중 어느 경기가 더 명승부인가요? 

며칠 전 경기도 엄청난 접전이었지만, 2009년 경기가 더 명경기라 생각이 든다. 둘 다 실수가 더 적은 경기. 거기에 2009년은 준결승이라 시합의 의미가 더 컸다. 둘 다 4강까지 오느라 샷 감각이 2009년이 더 좋았을 수도 있고.  스탯 비교. 
- 2009년 나달 실수 25개. 베르다스코 76개 
- 2016년 나달 실수 38개. 베르다스코 91개. 

Q2. 나달의 포핸드가 약해졌나요? 

나달은 최근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예전보다 포핸드 위너가 잘 안 터져서 답답해함. 나달의 포핸드가 약해졌거나 상대방들이 더 대비를 잘 하는 듯.  스탯 비교. 

- 2009년 나달 위너 52개. 베르다스코 95개. 
- 2016년 나달 위너 37개. 베르다스코 90개. 

Q3. 베르다스코가 다르게 접근한 것은 없나요? 
- 2009년과 비교했을 때 서브 속도가 달라졌다. 평균 세컨서브가 2009년 경기에 비해 10Km/h 느려졌지만, 퍼스트서브는 10Km/h 빨라졌다. 여전히 더블폴트는 더 많지만 첫 서브를 더 빠르고 플랫하게, 세컨에는 더 스핀 위주로 넣었다는 의미. 결정적인 순간 무모한 세컨서브도 자제한 것으로도 보인다. 

Q4. 나달의 풋워크가 예전보다 느려진 건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묘책은 없을까요? 

- 나달의 장기인  풋워크뿐 아니라 포핸드의 위력도 줄어들어 힘든데, 풋워크는 나이가 듦에 따라 점점 안 좋아질 일만 남았고, 포핸드의 위력을 증가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이미 역사상 최고의 포핸드로 꼽히는 나달의 포핸드를 어떻게 더 좋게 만드는가.) 단 나달이 아직 더 다듬을 부분이 있다고 보이는 게 서브. 서브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패턴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싶다. 스탯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2009년과 2016년 서브의 속도가 비슷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베르다스코에게 2009년에 비해서 훨씬 많은 브뤡기회를 줬다. 왠지 서브가 예측이 된다는 이야기 같은데, 현재의 속도/방향을 분석한 후 변화를 주는 건 어떨까? (베르다스코가 이미 시전 하지 않았는가. 빅데이터가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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