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오픈 직관

아재와 청년

by tennistory
칠리치의 서브. 선을 밟고 자세를 잡는게 특이함.
티엔의 서브. 선을 밟지는 않지만 칠리치처럼 막판에 발을 뒤로 돌림


512360DC-8667-41ED-A066-B84F12AC41F7_1_102_o.jpeg 왼쪽 티엔. 오른쪽 칠리치

테니스토리가 과감하게 달라스 오픈(Dallas Open) 직관을 시도했다. 이번 관람은 특별히 '아재 둘'과 '청년 둘'이 함께했는데, 공교롭게도 코트 위에서도 **'백전노장 아재'**들과 **'패기 넘치는 청년'**들의 불꽃 튀는 32강 맞대결이 펼쳐졌다.


1경기: 마린 칠리치 vs 러너 티엔

첫 경기는 2014년 US 오픈 챔피언이자 전 세계 3위 출신인 마린 칠리치와 미국의 신성 러너 티엔의 대결.

- 칠리치: 전성기 시절 페더러와 조코비치를 이긴 니시코리를 잇달아 꺾으며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장신의 강서버 아재'

- 러너 티엔: 어린 시절부터 LA 지역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티엔은 오늘 또 다른 청년 주인공 미켈슨과 함께 LA테니스의 왕좌를 놓고 경쟁하며 성장한 이른바 '프레너미(Fre-nemy)'관계를 형성했다. 올해 호주오픈 8강에 오르는 등 20세 이하 차세대 선두주자중 하나.


경기 중 티엔이 매치포인트를 세이브하며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칠리치의 서브와 포핸드가 빛났다.


2경기: 그리고르 디미트로프 vs 알렉스 미켈슨

두 번째 경기는 한때 '베이비 페더러'로 불렸던 원백의 대명사 디미트로프와 티엔의 절친 알렉스 미켈슨의 대결이었다.

- 디미트로프 역시 세계 3위까지 찍었던 아재 라인의 대들보. 특히 작년 윔블던에서 시너를 상대로 두 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부상으로 기권했던 아쉬운 기억이 있는 만큼, 그의 건재함은 팬들에게 큰 관심사였다.

- 미켈슨: 메이저 이벤트에서 러너 티엔 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으나 LA지역에서 라이벌로 성장한 그는 18세에 투어레벨 대회의 결승에 오르며 3년째 세계 30위권에 있는 21세의 테니스 선수.


분위기는 전경기도 그랬지만 묘했다.

수많은 미국 홈팬들은 자국 선수인 미켈슨과 티엔을 향해 조용하지만 묵직한 응원을 보냈고, 크로아티아 (칠리치) 와 불가리아 (디미트로프) 에서 온 소수의 팬들은 열정적인 환호로 아재들을 응원했다.


친구와 달리 미켈슨의 결과는 반전이었다. 미켈슨이 첫 세트를 내주고도 지치지 않는 체력전으로 몰아붙이며 디미트로프를 꺾었다. 친구 티엔도 2세트 타이 브레이크만 잡았더라면 체력전으로 이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에필로그

3시간이 넘는 긴 관람 시간 동안, 함께한 우리 '아재 둘, 청년 둘'은 손에 땀을 쥐는 흥미로움과 감탄을 쏟아내다가도, 어느새 밀려오는 하품과 졸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 펼쳐진 신구의 불꽃튀는 대결을 현장 직관한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하루였다.


역시 테니스는 직접 봐야 제맛이고 직접 해야 손맛이다.


ps. 오늘 600승 고지를 밟은 칠리치의 이정표. 현역 선수중에 그보다 더 많은 승리를 한 선수는 조코비치 뿐이다. (거의 1200승). 비록 칠리치는 단 한번의 메이저 우승이긴 하지만 3번을 우승한 바브린카 (586승) 보다더 더 많은 승리를 거뒀다.

https://www.youtube.com/watch?v=grJ9GulzEEE

600승에 대한 칠리치의 소고.

- 300번째 승리: 2014년 US 오픈 결승전 승리 (우승 확정 순간이 통산 300승) [01:36]

- 첫 번째 승리: 2006년(약 20년 전) 달성한 투어 첫 승리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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