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DO에 빠진 테니스토리
테니스 라켓만 휘두르던 테친아재들이 웬일로 아찔한 곡선의 윈스피어 오페라 하우스에 나타났다. 지난번 달라스 오픈(Dallas Open) 직관이 '아재 둘'과 그들의 아들 '청년 둘'의 불꽃 튀는 세대간 대결 관전이었다면,
이번 나들이는 특별히 '아재 둘'과 그들의 '딸내미 둘'이 함께하는 세대 통합형 관람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 우리가 마주한 테마는 모두 'DO'로 통했다.
먼저 테니스토리가 이미 소개한 Dallas Open(DO)이다. 호주 오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달라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테니스에 미친 아재들에겐 놓칠 수 없는 축제다. 코트 위에서 공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 그것이 첫 번째 DO.
그런데 이번에 아주 우연히 또 다른 'DO'의 존재를 알게 됐다. 바로 Dallas Opera(DO)다. 최근 <이사랑 통역 되나요> 같은 한드에서 봤던 그 웅장하고 아찔한 다층 구조의 오페라 하우스같은 좌석은 현장에서 보니 훨씬 아찔했다. 후덜덜.
이곳에서 테니스토리가 만난 작품은 프랑스의 전설적인 인물인 생텍쥐페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어린 왕자>. 2003년 미국에서 영어로 (이탈리어가 아니고) 초연되어 아이들도 보기 편했고, 특히 달라스 오페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작곡가'의 곡이 무대에 오른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아재둘이 그들의 딸둘을 데리고 이런 의미있는 작품을 본것이다. 한국 아재들이라면 최소 2~3번은 읽어봤을 그 '어린 왕자'가 오페라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아재들의 이런 의외의 호기심만큼 딸들의 설렘도 크기를 기대했다.
사실 테니스토리에게 생텍쥐페리는 단순한 소설가 그 이상이다. 그는 전설적인 비행사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프랑스출신으로 가장 유명한 비행사가 누군지 아십니까?
그는 바로 '롤랑 가로스'
4대 테니스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 오픈의 경기장 이름이 바로 그 비행사의 이름을 딴 것이라는 사실은 테친자들에겐 일종의 상식이다.
비행사가 쓴 소설을 오페라로 즐기면서 머릿속으로는 6월의 붉은 앙투카 흙코트를 떠올리는 테니스토리. 오페라를 보면서도 테니스와 연결되는 이 뇌구조가 테니스토리의 뉴럴 네트워크이다.
마무리하며..
오페라의 감동적인 선율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며 우리를 초대해준 바이올리니스트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며 Dallas Opera의 DO가 보였고 이 글이 떠올랐다.
3월의 선샤인 더블 (인디안 웰스, 마이애미)을 지나 6월 롤랑 가로스까지, 비행사의 이름을 딴 롤랑가로스코트 위에서 또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오늘 달라스 오페라에서 만난 어린 왕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라켓을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