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AI의 현주소를 정확히 보여주는 책이다. 챗 GPT로 인해 촉발된 AI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증가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제대로 알고, AI와의 한판승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인 이준기교수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미국 여러 대학에서 석박사를 취득, 현재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시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사용되기 전부터 이 분야를 개척해 오신 국내 최고의 디지털 전략 전문가라고 한다.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다.'와 같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아니고, 막연한 공포를 조장하는 초지능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AI 상태를 명확히 진단하고, 우리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소개하고 있다.
AI의 핵심은 결국 통계의 오류였다. 현 AI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머신러닝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쓰레기 데이터를 넣으면 쓰레기 데이터가 나오는 것이다. 데이터의 종류와 양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고, 개발자의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편향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때문에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블랙박스 모델로 불린다. 최종 결과를 도출한 과정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AI 문제점을 설명하는 여러 사례가 소개된다.
- 구글의 면접 프로그램
: 남성 위주 데이터 셋 러닝으로 인해 남성이 더 유리한 결과를 도출
- 미국 캘리포니아 연구원의 폐렴 진단프로그램
: 폐렴 사진 중 병원 식별 자료를 쉽게 인식해 결과를 도출하여 오류발생
개발자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데이터 러닝 오류가 발생한 거다. 쉬운 예로 소 사진을 통해 러닝을 할 때 소를 보고 구분한 게 아니라 배경의 초원을 보고 소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배경이 없는 소는 인식을 못 했다.
이렇게 머신러닝 자체가 지름길(short cut)을 찾아 데이터를 구분하기에 그 과정을 통제할 수 없다. 조건 안에서 스스로 러닝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랙박스 모델인 거다. 지금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결과를 설명하는 AI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시작 단계지만...
결국 상식이 없는 AI는 데이터 셋이 한정적인 무한 연산을 하는 타깃에서 (알파고나 체스, 예술 분야 등)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다.
하지만 직관과 상식이 필요한 인간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하는 업무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인간의 손길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저자는 인간과 AI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하신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 연산의 역할은 인공지능이 하고 그 의미와 활용성을 판단하는 것은 인간이 하는 것 말이다.
전문가 집단일수록 AI와의 시너지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가 소개된다. 전문의와 레지던트, AI 각각 병을 진단했을 때 보다, 전문의가 AI를 활용했을 때 가장 높은 정확도를 도출했다는 내용이다. 앞으로 전문가 집단이 AI를 잘 활용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아니면 도태될지도 모른다.
우리 삶에 AI가 등장한 지 66년이 되었다. 엑스 마키나에 나오는 초지능 AI가 등장하기엔 기술적인 한계가 있어 보인다. AI를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어벤저스의 자비스는 우리 세대가 눈 감을 때까지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앞으로 기술은 더 나아가겠지만, AI를 훈련하는 머신러닝이라는 과정은 먼저 인간이 만들어낸 데이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갈 길은 멀다.
하지만 AI는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고, 계속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알고, 한계를 직시하고, 어떻게 나의 업무와 일에 활용해 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요즘 창궐 중인 AI라는 거대한 공포를 걷어내주는 책이자, 미래 시대를 읽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