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란 우주와 독대하는 시간
사막의 밤, 모래 언덕에 누우면 수많은 별이 자기 몸을 불태우며 날아왔다. 그것은 추락이 아니라, 오직 나에게 말을 걸기 위해 수만 광년을 달려온 눈부신 전언이었다. 별들이 온몸을 사라지게 하며 건네는 속삭임을 들으며, 나는 비로소 고독이 외로움이 아니라 우주와 독대하는 시간임을 알았다.
어느 추운 밤에는 하늘 위의 누군가가 캔버스에 붓을 휘두르듯 오로라를 그려주었다. 그것은 찰나의 아름다움이었다. 눈을 한 번 깜빡이면 영원히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붙잡을 수 없는 우주의 몸짓. 하지만 그 순간을 놓쳤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었다. 우주는 생각보다 관대하여,
우리가 고개를 들기만 한다면 언제든 다음 기회를 준비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의 속삭임을 듣던 모래 언덕과, 우주의 몸짓을 목격했던 그 차가운 대지. 그곳에서 나는 수만 가지 색깔의 빛을 뒤집어썼다.
인도에서의 검은 연기와 과테말라의 검은 비로 얼룩졌던 내 영혼의 구멍마다, 이제는 별들의 타버린 흔적과 오로라의 잔상이 투명하게 채워지고 있었다.
프롤로그 : 마무리 글
이제 이 세월의 먼지는 내게 스며들어 내 영혼의 구멍들을 차곡차곡 메워가는 중이다. "이 먼지는 내 가슴속 깊은 구덩이에 하나둘씩 쌓여간다. 처음엔 그저 지저분한 이물질인 줄 알았더니,
이 녀석들이 내 상처 사이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기묘한 위로를 건네기 시작한다."
먼지가 꽃가루로 변하는 시간. 그 순간들.
지도 없는 길을 걷던 소년의 본편은 매주 목요일 아침 7시에 배달됩니다.
1부. 신발 끈을 묶는 용기
Ep.1 영(Zero)과 영(靈)을 깨다 - 확률은 숫자가 아니라 당신의 걸음 속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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