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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몽실 Jul 14. 2021

결혼을 앞둔 친구가 없어졌다.

영화 리뷰 <행오버>

 결혼을 이틀 앞둔 더그는 친구들과 라스베가스로 총각파티를 떠난다. 총각파티 멤버들은 제자들에게 라스베가스 여행비를 뜯는 초등학교 교사 필, 여자 친구에 꽉 붙들려 사는 치과의사 스투, 엉덩이가 다 드러나는 팬티를 입는 어딘가 이상한 아내의 오빠인 앨런이다. 이 중에서 가장 멀쩡한 예비신랑 더그는 장인어른이 빌려준 벤츠 자동차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라스베가스로 떠난다. 라스베가스에서 생기는 일은 모두 비밀에 부치기로 하고 그들은 광란의 밤을 보낸다. 다음 날, 어젯밤에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그들의 호텔방에는 닭이 돌아다니고 화장실에는 호랑이가 있다. 스투의 앞니는 빠져있고 옷장 속에 갓난아기까지 있다. 그리고 이 난리통에 더그는 보이질 않는다. 어딘가 있겠지 했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진다. 호텔 옥상 위 동상에 매트리스가 껴있고 필은 팔목에 병원 팔찌가 채워져 있다. 설상가상으로 벤츠는 어디 가고 그들 앞에는 경찰차가 있다. 도무지 어젯밤 일이 생각나지 않는 셋은 그들의 주머니 속과 몸에 남아있는 잔해를 통해 어젯밤 타임라인을 만들고 더그를 찾아 나선다.

  우리나라 정서와 정말 안 맞는 미국 코미디 영화이다. 보면서 이걸 웃어야 하나 싶은 장면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정말 생각 없이 봐야 한다. 특히 나같이 진지한 사람들은.. 그래야 재미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더그가 어디 있는지, 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서 추리를 하게 된다. 어이없이 웃기고 말도 안 되는 장면들이 많지만 어젯밤 기억과 더그를 찾아가는 세 친구들의 모험 이야기가 나름 짜임새 있고 흥미롭다.

 브래들리 쿠퍼의 리즈 시절인가, 그의 외모의 눈을 뗼 수 없었다. 그리고 행오버로 제19회 MTV 영화 & TV 상 최고의 코미디 연기상을 받은 앨런 역의 자흐 갈리피아나키스는 정말.. 싸이코 패스, 보모, 천재 도박꾼, 턱시도 대여까지 해낸다.

브래들리 쿠퍼와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영화는 꽉 막힌 해피엔딩에 통쾌함까지 갖췄다. 마지막 장면에 더그가 그날 밤이 담긴 카메라를 찾아내고,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카메라의 담긴 사진들이 올라온다.  정말 엄청난 밤을 보냈구나 다들!

누구나 한 번쯤 일탈을 꿈꾸지 않는가?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만들어 내는 일탈. 그런 일탈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행오버>를  추천해주고 싶다. 하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은..


                                            “영화는 영화일 뿐, 우리가 하면 범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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