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잡고 운동 하게된 2가지 이유!

나를 위해, 아들을 위해,

by 탱도사
1.png


어쩔 수없이 하찮게라도 하게 된 운동


월,화,수,목,금 주5일 아침 6시부터 7시까지 하루 한 시간씩 운동을 한다. 다행스럽게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우리 동, 그것도 우리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에 내려가면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이 있다. 이용료는 한 달에 단돈 만원이다.


아마도 단지 밖에 있는 피트니스, 걸어서 5~10분 정도를 가야 하거나, 혹은 차를 타고 그정도 시간이 걸리는 곳에, 더 비싼 이용료를 주고 다녀야 한다면 아마도 나는 운동을 포기했을 것 같다.


나이는 만으로 46세, 키는 175cm 몸무게 65kg 정도 마른 체질이다. 근육질의 몸매가 아닌 마른 체질은 생각보다 체지방율이 높다. 인바디를 측정하면 체지방이 20% 정도 되고, 근육량은 평균 이하이다. 나는 늘 이 정도의 체형을 유지했다. 아마도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거의 20년간 큰 변화 없이 이 정도를 유지해 왔다.


그냥 친구들처럼 살이 더 찌지 않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왔지만, 근력이 조금씩 약해지고, 근육량이 감소하는게 느껴지졌다. 몸에서 이상 신호들을 조금씩 과격하게 내보내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되어 그야말로 억지로 피트니스를 시작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온다. 에너지의 한 80% 정도는 소진하고 집으로 오는 것 같다. 집에 오면 두 아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주 생생한 모습과 반짝이는 두 눈으로. 9시 반까지 겨우 겨우 함께 놀다보면 에너지는 고작 5%가 남는다. 그걸 살살 끌어 모아 헬스장으로 향한다.


5%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많지 않다. 겨우 15분 운동을 해왔다. 기구 운동을 2개 정도 하면 끝이다. 그래도 안한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했다. 몸에 힘이 조금 붙는 건 느꼈지만 수치상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는 건 별 효과가 없었나보다 결국 허리가 탈이 났다. 4,5번 사이 디스크가 갑자기 파열되기도 했다. (친구들이 많이 비웃기도 했다. 그런 하찮은 운동 왜 한거냐고...)


좀 더 힘을 내 운동을 해보았다.


그러다 올해 1월 큰 결심을 하나 했다. 어느 월요일 아침이었다. 체력이 자꾸 떨어지고, 자주 아팠다. 출근을 하자 마자 사무실 옆 병원으로 쪼르르 가서 수액을 맞았다. 내 팔에 꽂혀 잇는 주사 바늘을 바라보며 내 한심한 체력에 분노가 솟아올랐다. 그래서 결심했다. 전자담배를 끊자고... 사실 오래 피웠던 건 아니지만,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결심했다. 다행히 그길로 끊었고 그 이후로 손대지 않았다.


그렇게 한 두 달이 지나갔다. 3월쯤인가? 몸에 해로운 습관을 하나 제거를 해서일까? 몸에 체력이 좀 더 생겨나고 활기가 생겼다. 퇴근을 하고 아이들과 놀고 헬스장에 가도 에너지가 한 30~40% 정도는 남아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좀 더 힘을 냈다. 한 40분 정도 운동을 했고, 운동기구 3-4개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두 달을 했나보다.


5월이 되었고 인바디를 측정해보니 드라마틱 하지는 않아도 수치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체지방은 16%까지 내려갔고 근골격량도 조금 증가를 했다. 뭔가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두어 달을 더 해보았는데 이 보다 더 좋아지지는 않았다. 정체기가 온 것이다. 뭔가 계속 좋아질 줄 알았는데, 근육이 눈에 띄게 커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현실에 실망감이 몰려왔다. 현타가 왔다. 그러다 갑자기 에이 그럼 그렇지 하는 패배주의적인 생각이 몰려왔다.


운동에 진심이지 못했던 이유


어렸을 때부터 나는 늘 말랐고, 특히 다른 남자들이 비해 뼈가 얇았다. 그래서 근육양도 적었다. 엄마 아빠 모두 키가 작고 마르신 편이다. 그래서 유전적이라 생각했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겼다. 사실 20,30대에 한번씩 필요성을 느낄 때마다 몇 달씩 결제를 하고 운동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2-3달을 넘기기 힘들었고, 체형 상의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는데는 늘 실패했다.


그래서 난 벌크업이라고 하는 것, 적당히 근육이 붙은 보기 좋은 몸매, 바디 프로필을 찍을 만한 체격은 나의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러자 내가 영원히 갖지 못할 것에 대해 평가 절하를 했다. 몸을 키우기 위해서 식단을 조절하고, 닭가슴살만 먹고, 한 번에 한 두시간 씩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허세라 폄하하기도 했다.

나는 근육이 붙지 않는 체질이야. 몸만 키우는 사람들은 너무 육체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자신의 내면과 지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 않아. 너무 쉽게 내 자신을 합리화하고, 다른 이들을 비꼬며 정신 승리를 선택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난 정말 여기까지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고,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내 자신을 좀 더 들여다 보고 싶었다. 우선 내 자신에 대한 관념, 자기 인식 차원의 문제가 있었다. ‘나는 유전적으로 말랐다. 나는 운동을 해도 되지 않는다’ 라는 생각이 나를 강하게 지배를 하고 있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몇 번의 사소한 실패와 삶의 경험들이 이를 강화시켰다. 일종의 패배의식이 몸이 좋은 다른 사람들을 비하하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벌크업을 위한 운동 자체도 외모만 중요시 하는 이 세대의 유행 같은거라 치부하며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으니 운동을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그냥 내가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적당히 했다. 운동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어깨, 등, 가슴, 팔, 복부, 하체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몇 세트로 해야 하는지, 정확한 동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체계를 세우지 않고 했었다. 운동에 관한 생각이 부정적이니 관심도 열정도 올바른 방법론도 없었다.


의식부터 뜯어 고치고 멋진 몸을 가지기로 선택했다.


그래서 내 생각부터 고쳤다. 나도 운동을 해서 몸을 키울 수 있다. 근육질의 바디프로필을 찍을 만한 몸매를 나도 가질 수 있다. 내가 선택을 하기 나름인데, 내가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낸 유리천장에 막혀서 선택 하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밀어냈기 때문에 내가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그러한 몸을 가지기로 선택했다.


먼저 건강하고 멋있는 체형을 위한 의식의 길을 냈다. 그리고 틈틈히 인스타나 유투브, 블로그를 보면서 공부를 한다. 트레이너에게 PT를 받을 만한 여건은 되지 않아 혼자서 해결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여건이 오히려 혼자서 스스로에 책임을 지며 몸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단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그래서 혼자 하루 하루 운동량에 대해서 기록 한다. 기록 만큼 좋은 게 없다. 그걸 보며 다음 날에는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고 꾸준히 영상을 보면서 바른 자세를 잡으려 한다. 아직 수치적으로 정체기에서 벗어난 건 아니지만, 이전과는 다름을 조금씩 느끼고, 내 체형에 조금씩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그만큼 체력도 좋아지고, 근력도 강화되는 것을 몸을 느끼고 있다. 뭔가 재밌기도 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제야 조금 다른 이들이 왜 그렇게 이를 악물고 운동을 하고 식단을 하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하고, 그들의 꾸준하고 열정적인 루틴에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결국 나에게 운동이란 내 자신의 변화이고 성장을 뜻한다. 지금까지 내게 주어진 대로 생각하고 살아온, 스스로 울타리 안에 가두어둔 내 자신의 한계와 경계 밖으로 나가는 일이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 내가 스스로 만든 감옥 안에 갇혀있었는데 그 문을 열고 나오기로 결심한 것이다.


물론 운동이라는 것 자체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활동이기도 하다. 다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 운동을 하고 더 강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 가는 것은 왜곡된 자아관에서 벗어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고 새로운 내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몸이 좋아지면서 느끼는 기쁨도 있지만, 내가 오랫동안 묶여 있단 사슬에서 벗어나 더 높은 곳을 향해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나를 돌아보고, 다른 결정을 하고, 밀고 나가고 그 변화의 과정을 스스로 체험하는 희열을 더 크게 느낀다.


운동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 추가! 큰아들을 위하여!


그러데, 최근에 내가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추가되었다. 바로 지금 6학년인 큰아들을 위해서이다.


큰아들은 객관적인 체형만 보자면 어렸을 나보다 키는 더 크고 나 보더 더 말랐다. 키는 반에서 중간 이상인데, 몸무게는 반에서 최하이다. 그런 큰아들이 요즘 운동에 관심을 갖는다. 악력기를 사달라, 아령을 사달라 해서 사주었다. 이유는 팔씨름을 너무 못해서였다. 반에서 거의 제일 못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 말을 할 때 크게 상심하거나 상처를 받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들을 위로하고 자신감을 심어줄 겸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지금은 근육이 크는 것보다 키크는 게 더 중요하고 넌 키가 크니까 괞찮다. 그리고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마르고 힘이 약한 사람도 있다고. 그런데 이건 운동을 하면 다 극복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아니고 좀 더 성장한 다음에 꼭 PT 받으며 운동하면 금방 근육질로 바뀔꺼라 말해주었다. 아빠도 너랑 비슷한 몸이었는데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근육질이 될꺼라 했다. 그리고 너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내가 말한 것이 확실하게 가능한 것임을 보여주려고 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기본 세팅처럼 주어진 조건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의 시작일 뿐이고 끝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내가 스스로 무엇인가 선택하고 도전하고, 올바른 마음과 방법론으로 인내하며 노력을 하다보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삶의 원리라기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원리이다. 다만 자기가 직접 겪어보고 체험해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면,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명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메커니즘이 아직 살아온 날이 많지 않은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에게는 피부로 느껴지지 않고 뜬 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느껴질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어쩔 수 없다. 아빠는 아이가 마주하는 첫 번째 세상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첫 번째 창문이기도 하다. 그래 아빠인 내가 직접 보여주는 수밖에... 아빠가 해서 되는 걸 보고 자라면, 결국 자기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난 어쩌다 운동을 해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식이 내 안에 자리 잡았고, 오랜 기간 그 관념 속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내 아이는 나를 통해서 운동을 하면 몸이 더 단단해지고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선택하고 운동하며 더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침 6시면 어김없이 각잡고 운동을 한다.


2.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신재생에너지 자격증 비전공자 준비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