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뒤적이다 (추적 60분) '번아웃증후군' 편을 봤다. 프로그램의 부제는 -탈출구 없는 피로 사회-이다.
현대사회는 바쁘게, 기계적으로 반복되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나`를 소모시키며 살아간다.
어쩌면 번아웃 증후군은 이 세상에 번식하는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이며, 이미 모두 무의식적으로 이미 감염된 상태인지도 모른다.
너무 열심히 사는 한국인들의 삶이 피로 사회의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원인 중 하나는.
너무 많이,
쓸데없이 자주 접하는 타인의 삶 때문이 아닐까?
SNS를 통해 보는 셀럽들, 인플루언서들.
포털사이트 뉴스에 등장하는 분노유발자들.
리얼관찰 예능 등등
우리는 하루에 꽤나 긴 시간을 타인의 삶을 보면서 보낸다.
타인의 삶은 간접경험과 공감, 재미를 제공한다. 때론 배움도 있고, 적절한 자극도 있다.
하지만 뭐든 너무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에너지를 소모시켜 정작 중요한 곳에 쓸 에너지가 없을 때가 많다.
너무 쉽게 자주 접하게 되는 타인의 삶은
상대적 박탈감, 자책감과 후회, 미련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쌓게 만드는 부작용이 생긴다.
현타가 오고 열심히 쌓던 '내 성이 모래성일 뿐인 건 아닐까' 하며 허무함도 밀려온다. 과도한 타인의 삶의 염탐은 정작 내 삶을 무너뜨리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정작 내 삶에 관심 갖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것도 문제다.
문득 두려워졌다. 일부로 핸드폰을 끄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잠시 세상과 단절하고, '나'에게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타인과 나의 비교 대신 '나'와 '나'를 비교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핸드폰을 종종 끄면서 깨달은 건, 하루에 몇 시간 핸드폰을 끈다고 큰일이 생기지도 않고, 세상과 단절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나와 접속한 느낌이랄까.
단절된 그 짧은 시간이 평화롭기까지 하다.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는 동굴 안에서 잠시 쉬는 느낌.
이런 시간을 가져본 게 얼마만일까.
이후 하루에 단 몇 시간이라도 핸드폰을 끈다.
핸드폰에 중독됐던 만큼 이 시간도 중독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