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 테슬라 / 스타링크 / 스페이스X / xAI
혹시 뉴스 보셨나요?
늘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일론 머스크가 기어이 사고를 쳤습니다.
억만장자 중에 이토록 친근한(?) 인물이 또 있었나 싶네요.
자신이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와 인공지능 기업 xAI를 하나로 합치겠다고 공식 선언했거든요. 이 합병으로 탄생할 회사의 가치는 무려 1조 2,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50조 원에 달합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스페이스X는 최근 상장한다는 소문이 무성하고, 로켓 발사에 대한 뉴스도 많아서 친숙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 xAI라는 이름도 어려운 이 회사는 대체 뭔지...
오늘은 왜 잘 나가는 로켓 회사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돈을 물 쓰듯 하는 AI 회사를 합치는지, 그 배경에 대해서 함께 알아봅시다.
먼저 형님 격인 스페이스X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2002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그야말로 우주 산업의 '절대 강자'입니다.
한 번 쏘고 버리던 로켓을 다시 착륙시켜 재활용하는 기술로 우주로 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죠.
작년에 큰 화제가 된, 로켓이 거꾸로 발사대에 부드럽게 착륙하는 영상,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덕분에 2024년에는 무려 80억 달러(약 11조 원)의 이익을 낼 정도로 돈을 잘 버는 알짜 기업이 되어, 인류를 최초로 달에 보낸 나사(NASA)조차도 이제는 스페이스X 없이 우주 사업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머리 위에는 이 회사가 쏘아 올린 '스타링크' 위성 9,000여 개가 떠다니며 전 세계에 인터넷을 뿌려주고 있답니다. 올해도 추가로 약 3,000개의 위성을 뛰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 동생 격인 xAI는 2023년에 태어난, 아직은 신생 스타트업입니다.
오픈AI를 공동 창립한 일론 머스크가 샘 올트만과 결별한 후, 챗GPT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Grok(그록)'이라는 꽤 똑똑한 AI를 내놓았죠.
X (트위터)의 정보로 학습된 그록은 비교적 유머가 넘치고, 비속어 등의 필터링에 관대하며, 리얼타임(SNS 정보)에 강합니다. 특히 X (이름이 다 비슷해서 너무 헷갈리네요)와 완벽하게 연동되며, X 사용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들을 따라가기 위해, 매달 10억 달러씩 돈을 태우고 있습니다.
돈은 잘 벌지만 더 큰 비전이 필요한 형(SpaceX)과, 머리는 좋지만 당장 지갑이 얇은 동생(xAI)이 만난 셈이죠.
그런데 단순히 돈 때문에 합쳤다고 생각하면 일론 머스크를 너무 얕본 것이 됩니다.
머스크의 머릿속에는 훨씬 더 엉뚱하고 거대한 계획이 들어 있거든요.
바로 '우주 데이터 센터(Orbital Data Center)'입니다.
화성은 언제?
지금 지구상의 AI 데이터 센터들은 전기 먹는 하마입니다.
전기를 너무 많이 써서 지역 사회에 정전을 일으키기도 하고, 뜨거워진 컴퓨터를 식히려고 엄청난 양의 물을 끌어와야 하죠.
그래서 내린 일론 머스크의 해답은 역시 기발합니다.
"그럼 컴퓨터를 우주로 보내자!"
알다시피 우주에는 구름도 없고 밤도 없습니다.
태양광 발전 패널을 달면 24시간 내내 거의 100% 효율로 공짜 전기를 만들 수 있죠.
게다가 우주 공간, 특히 그늘진 곳은 영하 270도에 가까울 정도로 춥습니다.
결국 스페이스X의 거대 로켓 '스타십'으로 AI 컴퓨터가 담긴 위성 100만 개를 우주에 띄우고, 거기서 만들고 돌리는 AI를 스타링크 통신망으로 지구에 쏘아주겠다는 것이 이번 합병의 핵심 전략입니다.
이제 판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같은 경쟁자들은 땅 위에서 열심히 데이터 센터를 짓고 전기를 끌어오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아예 경기장을 우주로 옮겨버린 겁니다.
경쟁사들도 자금이나 기술은 일론 머스크 못지않지만, 자신들의 서버를 우주로 쏘아 올릴 로켓이 없습니다.
반면 머스크는 데이터(테슬라, X), 인공지능(xAI), 로켓과 통신망(스페이스X)까지 모든 것을 수직 계열화해서 손에 쥐었습니다.
이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생각하며 사업을 확장했다고 하면 소름 돋고, 아니라고 해도 놀랍도록 기발하네요.
2026년 6월 예정으로 발표된 이 합병 회사의 상장(IPO)은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여기서 모은 막대한 자금으로 우주에 AI 제국을 건설한다면, 후발주자 느낌이 짙던 xAI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두로 치고 나갈지도 모르죠.
특히 AI의 성능이 '지능 높이기'에서 '비용 낮추기'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절묘한 한 수인 것 같습니다.
물론 우주 쓰레기 문제나 투자자들의 반발 같은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X)를 비싸게 사면서 같이 투자한 사람들이 큰 손해를 봤죠.
그 투자자들에게 xAI 지분을 줬는데, xAI도 GPU 비용으로 돈만 태우는 중입니다.
이제 그 xAI를 스페이스X가 인수하면? 결국 손해 본 투자자들이 SpaceX 주식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돈 잘 버는 스페이스X로 실패한 투자를 메꾸는 것이죠.
기술적으로도 의문이 많습니다. 우주에서 데이터 센터를 돌린다는데, 진공 상태에서 GPU 냉각은 지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진공은 냉동고가 아니라 보온병이거든요. 게다가 100만 개 위성 계획은 우주 쓰레기 충돌(케슬러 증후군) 위험도 높입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머스크가 테슬라의 AI 칩을 xAI로 빼돌렸다며 이해상충 문제를 지적했고, 투자자들은 "우주 대장주" 스페이스X가 부실 자산 처리장으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오픈AI같은 AI 선두기업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겠죠.
일론 머스크가 가진 특유의 오너 리스크도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늘 그랬듯,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길을 뚫어버릴지도 모를 거라는 기대가 되네요.
한치도 눈을 뗄 수 없는 AI시대.
여러분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