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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우리 Jan 16. 2017

라라랜드의 조명

이미지로 라라랜드 보기

[스포 포함]

라라랜드는 지금의 나에게 너무 중요한 영화다. 아마 꿈을 찾으려는 나의 노력과 그 때문에 나를 떠난 연인들 때문일 거다.

내가 가장 힘들어할 때 나에게 가장 큰 화두인 사랑과 꿈, 그 둘의 평행선에 대해 그려준 영화라서 더더욱 그렇다.

영화를 2번 이상 보는 경우는 드문데 라라랜드는 일부러 찾아보았다.


최근에 관심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서 두 번째 볼 때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시 보니 눈에 띈 연출들은 다음과 같다.



1. 그렉과의 저녁에서 자리를 박차기 직전 스피커 장면에서 화면과 함께 잡힌 건 EXIT 표시등.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있어 아무것도 안되던 상황에의 출구를 의미한다는 걸 암시한 듯하다.  


2. 끝까지 오픈카를 버리지 않는 세바스찬. 부자가 되고 자기 바를 열어도 차는 안 바꾼다. 그의 꿈/재즈에 대한 신념 고수를 보여주는 듯.

+ 재즈 연주 때 한가닥 내려온 그의 머리칼은 그의 제멋대로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다.


3. 영화평론가 말대로 둘의 시간들은 밤을 주로 배경으로 한다. 마치 꿈속에서의 행복같이. 현실이 아닌 듯이.


4. 밤이 배경이다 보니 조명이 주는 효과가 크다. 특히 약간의 조명으로 어스름 정도의 빛을 주어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처음 설렘의 기간은 보랏빛 조명이 주요 조명. 뒤로 갈수록 빨강, 파랑 조명이 나뉘어 쓰여진다.

데이트하는 거리의 하늘이 연보랏빛



처음 미아가 길에서 피아노 소릴 들었을 때 벽에 붉은 조명이 빛난다.


그렉과의 자리에서 세바스찬을 만나기 위해서 신나게 달려가는 미아에게 붉은 조명이 비춘다.


둘이 함께 지내던 침실은 붉은 조명(처음 키이스 등장 직후 컷). 둘의 관계에 초점을 둔 것들은 붉은 조명과 함께 쓰였다.

사진에 보이는 침대맡 조명은 자세히 보면 일반 전구에 붉은 스카프를 두른 것인데 나중에 보면 세바스찬이 혼자 늦게 집에 들어와서 미아와 소원해지기 시작한 때에는 조명에 스카프가 둘러져 있지 않다.



City of the stars 듀엣을 부르던 곳은 청녹빛 커튼 배경, 셉's 재즈바는 푸른 조명. 주로 꿈에 대해 얘기할 땐 파란 톤의 조명이 쓰였다.

 

자신의 꿈을 만들어나가는 미아. 푸른 조명 속에서 빛나고 있다.



사랑과 꿈, 빨강과 파랑. 그 두 색이 합쳐진 보라색이 둘의 사랑과 꿈이 함께하던 초반의 배경색이다.



둘의 만남이 발전해가는 배경은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어있다.



갈등이 시작되면서 조명이 나뉜다. 가게가 일렬로 서있는 씬에서 미아가 있는 가게는 붉은 조명, 세바스찬이 타고 가야 할 차가 서 있는 가게는 푸른 조명이다. 점차 꿈과 사랑이 분리되기 시작한다.


마지막에 환상이 끝나고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꿈을 이룬 세바스찬을 비추는 푸른 스포트라이트, 그 뒤에 배경으로 붉은 커튼. 여전히 사랑하고 있고 미아와의 사랑을 배경으로 온 현재에 꿈의 재즈바에 앉은 그.

문을 나서기 전 그를 보고 감정이 몰아치던 주춤하는 미아는 보랏빛 조명. 그러나 그를 보려고 뒤를 돌자 그 둘을 파란 조명이 비추며 각자의 꿈을 이룬 그 둘을 보여준다.




5. 연애 중에 바에서 피아노를 치는 세바스찬과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미아. 둘의 사랑을 표현한 장면들과 달리 미아는 혼자 춤을 춘다. 이미 이별은 예고된 것이 아니었을까.


+ 추가
Someone in the crowd 의 가사를 보면 너를 사랑해줄 사람을 찾으란 말은 나오지 않는다. 너를 띄워줄 사람. 너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줄 사람을 찾으라 한다. 다른 의미도 있겠지만 세바스찬은 미아를 끌어올려줄 사람이었음을 보여주는 듯. 처음 촬영장 거닐며 얘기할 때 미아가 역사를 쓰겠다고 외치자 자기 역할은 끝났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


+ 추가 2

키이스랑 약혼녀가 세바스찬 누나인걸 이제야 알았다. 조명 잘 나온 이미지 찾는 중에 유튜브의 영상 중 출연진들 한마디에서 나옴........!



 

+ 추가 3

마지막 미아와 세바스찬의 '어땠을까'하는 환상 속의 둘은 붉은 조명이 떨어진 길에서 걷고 있었다.

그들의 사랑이 이어졌다면.







꿈과 사랑, 파랑과 빨강.. 그리고 보랏빛이 가득한 세계,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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