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고추를 다듬다가
엄마는 겨울이 다가올 때면
조그만 마당에서 가을걷이한 고추며 깨를 손질한다
투박한 손과 흐릿한 눈으로 느릿느릿 분주하다
딸들은 고추가루와 깨기름을 얻는다
엄마의 존재가 사진으로만 남은
늦가을의 엄마집 마당은
남편이 분주히 움직여 고추를 수확하고 말린다
재채기를 마스크에 가린 채
빻기 전 고추를 손질하는 데
취하고 버리는 경계를 가늠하기 어렵다
경험 많은 어른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험 많은 어른에게 배워야 할 때
바쁘다고 곁에 없다가
경험이 부족한 어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