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이불

동시집 - 눈사람

by 김기린

<솜이불>


장롱 속 솜이불은

늘 배부르다


나만 듣고 싶던 옛날이야기

하나 둘 주워듣고

저렇게 무거워진 거다


거위털 이불

오리털 이불

좋은 거 많다지만


오래전, 옛날이야기

그리운 날엔

솜이불 덮고 눈 감는다


이불 뒤집어쓰고

훌쩍거리던 첫사랑도

몸살을 앓던 내 이야기도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처럼


솜이불이 하나씩

꺼내 놓는다


사각거리며 하나씩

꺼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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