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새 한 마리 거실에 앉아있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오는 철새
공작 같은 날개를 펼쳐
하이얀 날개 퍼덕이면
바람이 분다
가녀린 목
누굴 기다리는지
누굴 찾고 있는지
어제보다 긴 모가지를 빼고선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매미 소리 커질 때
창을 활짝 열어 놓아도
새는 날지 못한다
집안은 커다란 새장
자유는 없다 영혼도 없다
깃털 없는 커다란 날개
더 커다랗게 진화해도 날지 못한다
그것은 퇴화, 날개는 이미 날개가 아니다
빛과 날개 어둠에 갇히면
먼지까지 화석이 된다 노랫소리 박제된다
어느 날 나는 보았다
그 새는 쓰러져 있었다
날개는 부러졌다
알은 없다.
매미소리 커진다
사진: Pixabay(thao nguy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