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

동시집 - 반달눈

by 김기린

<화장지>



후줄근한 화장지

반듯한 티슈에게

화장대 빼앗긴 지 오래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냐고

누가 묻기라도 한다면

시시콜콜 옛날 얘기

술술 풀어놓을 것만 같다


태어나 한 번도

살찐 적 없던 것처럼

어느 순간

뼈만 앙상히 남은

하얀 화장지


우리 할머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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