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는데
눈싸람을 만들었다
눈싸람과 눈싸움을 했다
눈싸람은 가만히 있는데
눈을 하나도 안 맞는다
난 약이 올라서
점점 더 다가가 던졌더니
눈싸람이 눈을 맞는다
손 발이 없어 그냥 맞는다
얼굴도 맞고 몸도 맞고
그래도 가만히 있는다
계속 계속 맞췄더니
눈썹도 떨어지고
얼굴에 혹도 났는데
그래도 가만히 있는다
난, 한 대도 안 맞았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손도 시리고
집으로 올 때
떨어져 나간
눈썹이랑 입을
다시 붙여주었다
눈싸람이 웃는다
눈싸람이
눈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