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동시집 - 눈사람

by 김기린

<눈사람>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는데

눈싸람을 만들었다


눈싸람과 눈싸움을 했다

눈싸람은 가만히 있는데

눈을 하나도 안 맞는다


난 약이 올라서

점점 더 다가가 던졌더니

눈싸람이 눈을 맞는다

손 발이 없어 그냥 맞는다


얼굴도 맞고 몸도 맞고

그래도 가만히 있는다

계속 계속 맞췄더니


눈썹도 떨어지고

얼굴에 혹도 났는데

그래도 가만히 있는다


난, 한 대도 안 맞았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손도 시리고


집으로 올 때

떨어져 나간

눈썹이랑 입을

다시 붙여주었다


눈싸람이 웃는다


눈싸람이

눈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