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과 독서 연재를 마무리하며
2019년 초부터 시작된 저의 기나긴 휴직 기간이 마무리됩니다. 1년 6개월을 계획했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계획한 것보다 두 달 정도가 길어졌네요. 이제 긴 여행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참 신기합니다. 마냥 설렐줄 알았는데 막상 출근해야 한다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이 큽니다.
"회사 생활 잘 할 수 있을까요?"
언제쯤 새로운 출발 앞에서 호기롭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제게는 요원한 일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출발선상에서 긴장하고 떨면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할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겠어요? 그게 바로 저인걸요.
휴직을 하며 수많은 새로운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두려웠지만 하나씩 실행하면서 행복했습니다. 캐나다로 아이들과 떠난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동적이었고요. 제 이름 석자가 걸린 책 <퇴사 말고 휴직>이 세상에 나왔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덕분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네요. 물론 여전히 작가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 마냥 어색하지만 말입니다. 책을 낸 덕분에 제 휴직을 잘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휴직이라는 타이틀로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고요.
물론 흔들릴 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인지 헷갈리더라고요. 그 때마다 저를 잡아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달리기와 글쓰기였습니다. 꾸준히 달리고 매일같이 글을 썼습니다. 달리는 시간은 제게 명상의 시간이었습니다.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글은 저를 좀 더 깊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제 고민이 무엇인지 깊이 탐구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진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저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을 수 있었습니다.
휴직 기간 그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살아 있음을 느꼈고 그런 저의 변화가 어색할 때도 있었지만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흔들릴 때마다 저를 잡아준 것은 비단 달리기와 글쓰기만이 아니었습니다. 독서 또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독서일지를 작성하지 않아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꽤 많은 양의 책을 휴직 기간 동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작가들과 책으로 만났고 그들의 긴 경험을 압축해서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남들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내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제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배웠습니다. 저의 발목을 잡곤 했던 두려움이 피해야 할 존재가 아닌 받아들여야 할 대상이라고 알게 된 것도 책 덕분이었습니다.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요. 인생의 선배들과 책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제가 가장 잘 하는 게 "꾸준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꾸준히 달리고 글을 쓰는 것이 저와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생의 선배들이 책을 통해 갈쳐준 것을 쏙쏙 빨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달리고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자신감도 얻었고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었고요.
회사 생활을 돌아보고 가족들과의 행복한 삶을 꿈꾸게 된 것도 독서의 힘이었습니다. 힘들게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위로 받을 수 있었고, 회사로 돌아가서 기획을 하고 글을 쓰는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사는 법도 하나씩 알아갔습니다.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과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법이 책 속에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책을 통해 얻었던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서평이 아닌 몇 개의 주제로 책을 묶어 소개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정리하면 사람들이 책을 조금 쉽게 고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요. 그렇게 해서 만든 게 <휴직과 독서> 매거진이었습니다. 매주 꾸준히 발행하려 했는데, 제 책이 나오고 나서 정신이 없어지면서 거르는 횟수가 많아졌네요. 그래도 20개 가까운 글을 발행했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휴직을 마치는 시점이 되었으니 더이상 <휴직과 독서>라는 타이틀로 글을 쓰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간 썼던 글을 브런치북으로 다시 정리해보려 합니다. 물론 이게 진짜 책이라는 물건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정리된 형태로 사람들이 보아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주제를 나누고 순서를 재배열 해 보았습니다.
아무쪼록 단 몇 분이라도 새롭게 정리한 <휴직과 독서> 브런치 북을 보고 책을 고르는데 참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제가 책을 통해 얻은 것들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려 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직장생활을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다녔던 회사이지만 새롭게 입사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려 합니다. 물론 그곳이 얼마나 힘든 곳인지 잊고 있었기에 이런 호기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잘 해보고 싶습니다.
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용기를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휴직자의 미래가 궁금할 때 저를 보았으면 합니다. 저를 보면서 휴직 이후의 삶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 속에서 마침표가 아닌 인생의 쉼표를 찍는 데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이정표에 제가 읽었던 책들이 함께한다면 좋을 것 같았고요.
덕분에 저도 힘을 내서 새롭게 출발합니다. 고민 많은 수많은 대한민국의 직장인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