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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을 Aug 09. 2022

내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6년.

평범하고 무난했던 내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나는 다시 예전처럼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도 떤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6년 전 나는 행복한 미래만을 꿈꾸며

현재의 일상을 맘껏 누리고 있었던,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20대 여성이었다.

친구들과 매주 주말마다 카페나 맛집을 다녔다.

또 전국 다양한 곳으로 여행도 많이 갔었다.

그 당시 다니고 있던 직장도 있었지만

갑자기 몸이 아프면서

하루아침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6년 전 몸이 가장 심각하게 안 좋았을 때

몸무게에 찍힌 숫자는 26kg이었다.

금방 34kg이 되었지만 

워낙 심하게 아팠기 때문인지

건강과 체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니었고

대수술을 한 것도 아니었다.

갑자기 왜 그렇게까지 아팠는지 모르겠다.

'26살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사람이 어떻게 매 순간 일분일초 쉬지도 않고

아픔의 고통이 연속될 수 있지?'

이런 생각을 했다.

가장 심각했을 때, 내 상태와 체력을

의사가 보자마자 기겁할 정도였다.

내 몸을 보는 게 무서울 정도로 최악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늦어도 한 달 안에

다시 예전처럼 금방 돌아올 줄 알았다.

지난 6년 중 4년은 계속 34kg인 상태였다.

나머지 2년은 38kg까지 회복했다.

현재 38kg 정도 되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42kg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난 6년 동안 나는 계속 집에서 

건강과 체력 관리를 해야 했다.

밖에 1시간 이상 돌아다닐 수 없었고

3시간 이상 연속으로 앉아있을 수 없을 만큼

체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집에만 있어야 했다.

가족과 친구를 만나서 카페 가거나 여행 가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루하루 별 탈 없이 무사히 버티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감사했다.

그래서 나는 6년 동안 건강, 체력관리와 함께

(하루 종일 아프거나 관리만 하는 건 아니니깐)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일을 찾았다.

나에게는 그게 독서였다.

매일 누워서 하루 종일 책만 봤다. 

그래도 나는 책 보는 게 가장 행복하고 좋았다.

어느 순간, 독서가 내 하루의 중심이 되었다.

매일 책을 읽을수록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이 커질수록

나는 독서에 더욱 빠졌다.

신기하다.

6년 독서를 하고 다시 세상과 사람을 마주하니

모든 것이 전과 다르게 보인다.

내가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변한 것이다.

같은 인생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새로운 운명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똑같은 세상과 사람이지만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고 마음먹느냐에 따라

새롭게, 다르게 다가온다는 걸 배웠다.

세상과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

모두 다 제자리에 계속 있었다.

변한 건 단지  '내 마음'뿐이다.

역시 중요한 건 '나'다.

내가 변해야 한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따라서

운명의 방향은 내 의지로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다.

6년 동안 멈춰있다고, 후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꾸준한 독서와 사색을 통해 

나는 나도 모르게

내면의 세계가 무한히 성장하고 변화해 있었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건강관리를 통해 

외적으로 체력이 튼튼해졌다.

독서 실천을 통해 

내적으로는 정신과 마음이 단단해졌다.

건강한 몸과 편안한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오늘 일상(시간)을

'별 탈 없이, 무난하게, 평범하게,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나는 이제 너무나도 잘 안다.

내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이 먹을수록 나는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지난 시간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이젠 오히려 그런 시간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낄 만큼 소중하고 특별하다.

지난 경험과 독서의 시간들이 헛되이지 않도록

더 멋지고 후회 없는 삶으로 꼭 승화시키고 싶다.

마치 나는 6년 동안 산속으로 들어가 세속을 다 끊고

자기 수양을 위해 마음과 정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수련한 후 새사람, 새 인생을

부여받은 듯한 기분이다. 

이 시간들이 아니었다면 

내 안에서 외치는 진짜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 것이다.

내 존재와 내 삶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깊이 생각해 볼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가끔 삶의 멈춤과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생각과 목적 없이 끌려다니는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느낄 때,

잠시 한 발짝 물러나서 내 존재와 내 삶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간은 유익하다.

앞으로 나는 (지난 시간들 덕분에)

더 건강한 몸과 단단한 마음으로 

내 삶을 사랑하고 즐기면서 살아갈 자신감이 생겼다.

세상의 빛깔과 사람들의 결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보인다.

그걸 다 인식하고 느끼면서 살 수 있는 나로 

성장한 것이다.

[독서, 글쓰기, 책방여행, 좋은 사람 만나기, 나눔]

이 5가지는 내가 앞으로 평생 실천하고 싶은

목록들이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즐겁다.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한 번뿐인 삶을 나답게 주도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살다가 가도 된다'라는 것이다.

6년 동안 매일 미친 듯이 책을 읽으며

현재 나는 내 인생의 프레임 자체가 바뀌었다.

기차를 타고 있었는데 갑자기 

더 좋은 기차를 만난 게 아니라,

아예 기차에서 내린 후 돛단배로 갈아탄 것 같다.

즉 과거의 나는 기차를 타고 있었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앞만 보고 미래를 위해 달려간 인생이었다.

현재의 나는 돛단배에 올라탔다.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매 순간을

천천히 즐기며 현재를 위한 삶으로 바뀌었다.




이미지 출처 -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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