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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59am

지난 봄날의 기록 <캘거리의 새벽>

by 넌출월귤

새벽의 어둠 속,

미세한 인기척이 창 밖과 안의 경계를 가르며

내 귓가를 어루만진다.


뒷마당,

제법 울창해진 나무 한 그루 속에서

나뭇잎 사이사이를 흔들며

흩어지는 울림


침대 옆, 선반 언저리로

자연스레 손을 뻗어 시간을 확인한다.

4 시를 1분 남긴 순간이었다.


다시 눈을 감고 그들의 대화 소리를 한 동안 엿들었다.


여명, 그 고요한 공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나지막한 노랫소리

그러나 새 하루를 단장하기에 부족함이 없던 어우러짐.


매일 아침 하나님께 드려지는 듯한 첫 예물처럼


아마, 아버지께서 첫 피조물로

새*부터 만드신 까닭에 대한 비밀이

여기에 있으리라.


.

.

.


새와 동물들의 천국인 이곳이 나는 참 좋다.

자명종이 따로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들의 때에 맞추어 귀띔해 주는 소리가

제법 도움이 된다.


물론, 계절이란 시간을 따라

여름 까진 나보다 일찍 일어나던 새들이

가을 겨울엔 늦잠이라도 자는 듯

그들의 시간 또한 느려진다.


그래, 너희들도 잠시 쉬어야지.

그래도 이른 아침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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