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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사쁨 Jul 03. 2024

한국을 빛낸 어딘가 수상한 위인들

만주벌판 달려라 방개토대왕

*사진설명 : 예쁜 구두 신고 교회 가는 길




아들 일기


아음다운 이땅에 근수강산에

단군하야버지가 쳐잡으시고


엄마가 웃었다. "내가 마자아! 내가 맞거든!" 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엄마는 내가 귀여워서 웃은거라고 했다. 거짓말 같다.


아음다운 이땅에 근수강산에

단군하야버지가 쳐다보시고


이제 엄마가 안 웃는다. 쳐잡은게 아니고 쳐다본거였는데 내가 틀려서 웃은 게 맞는 것 같다.


홍이이야 뜨스로 나야 세우니

대게손손 훌융한 인물도 많아

고그여 세운 동며앙

제 온조왕

알에서 나온 협상해

만주벌판 달려라 방개토대앙

신냐장군 이상우


나는 특히 방개토대앙을 좋아하는데 엄마한테 방개토대앙은 방구끼고 토하고 방구끼고 토해서 방개토대앙이라고 했더니 엄마가 엄청 좋아했다.





엄마 일기


단군 할아버지 쳐잡으셔도 괜찮은데. 상남자기운이 물씬. 현재는 확신을 가지고 계속 쳐다보시는 중인데 어딜 그렇게 쳐다보셨을까. 한반도 백두대간을 바라보셨을까.


'대게'손손은 '되게'였을까 '대체로' 였을까. 알에서 나온 박혁거세는 나오자마자 그렇게 협상했을까. 이상우는 그녀를 만나기 100미터 전을 불렀지.


방개토대앙에 대한 해석 특히 마음에 든다. '머리 어깨 발 무릎 발' 동요를 영어로 부르면 마지막이 '토 니즈앤 토' 이렇게 끝나는데


"하이야 토래. 우웨엑!"


토는 구토라는 알고리즘, 내가 알려줬다. 역시 조기교육, 반복학습이 답이다. 가사를 숙지할수록 기똥찬 위인들이 꾸준히 배출되는 중. 그 중 으뜸은 황산벌의 계백, 맞서 싸운 반찬. 반찬 누구야. 반찬 나와. 계란말이야 장조림이야. 왜 싸웠어. 


아들아 재미있는 사람이 되거라. 유머와 위트를  즐기는 사람이 되거라.


역사는 오늘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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