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게 생겼나?
입꼬리 한 쪽이 자꾸 올라간 채 미소가 피식 나온다. 자신 있다는 거지. 나의 두번째 필명이 될지도 모를 그 이름. 손털. 너무 어울려. 운명인가.
맡겨만 준다면 일필휘지 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 무얼 나눌 수 있나. 내밀한 욕구를 간질여 하룻밤 부부의 정을 돈독하게 도모하는 정도?
아니지. 잘만 쓰면 신혼부부 추천도서로 서점마다 주목할 신간에 꽂히는 영예를 누릴 수도. 출산율 개박살 난 대한민국을 구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해 낸 역작이 나올 수도.
그러나 이 또한 할 수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으니
첫째, 이놈의 공무원의 품위
둘째, 간증에세이 쓰고 싶은 욕구와의 괴리감
셋째, 지나친 몰입이 두 번째 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
안 될 이유 보다 해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하지만 폐경 이후에 다시 생각해 보기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