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블리 Sep 25. 2020

마흔 살 아들이 칠순 넘은 부모님을 위해 책을 썼다.

유년 시절 일기



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먹고 산다. 그것이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잊혀 가는 것들이 있다. 붙잡아 두고 싶어도 손에 잡히지 않는 지난날의 아련함이다.


가끔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보고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추운 겨울 아버지께서 썰매를 만들어주던 모습, 그 옆에 쪼그려 앉아 썰매 만드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내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날 때가 있다.


언젠가부터 이렇게 떠오른 나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글로 기록하고 싶어졌다. 부모님은 막내아들의 유년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실까? 행복한 추억이 많았을 텐데 흐르는 세월과 함께 추억도 연기처럼 사라졌을 것 같다.


막내아들의 유년 시절을 다시 추억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젊은 날의 나를 다시 만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처음에는 나의 유년 시절을 잊지 않으려고 시작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글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하루빨리 책을 완성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젊은 날의 추억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진 것이다.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다. 한 생명이 태어나 성인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랑과 헌신이 필요한 일인지를. 부모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부모란 존재가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한지.


40년이 지난 이야기이니 지금의 나처럼 젊고 건강했을 것이다. 막내아들의 유년 시절 일기를 읽으며 아련했던 그 날을 떠올리실 부모님의 얼굴을 상상하며 책을 썼다.


이 책은 오직 단 한 사람,

나의 부모님을 위해 쓴 책이다.


유년 시절이 떠오를 때마다 기록하기 시작한 나의 자서전이자 마흔 살 아들이 칠순 넘은 부모에게 쓰는 추억 편지이다. 세월이 흘러 백발이 되어도 지나간 시간을 추억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가 수술한 사실을 다음날 알게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