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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Sep 20. 2021

100번째 글

100번째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자고 마음먹은 건 1년 여 전이다.

끄적거리다 본격적으로 쓴 건 7개월 정도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건 3개월이 조금 지났다.

끄적거려 놨던 글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이후의 글을

끌어 모아 브런치에 게시했다.

물론 그 와중에 또 다른 새로운 글을 써서 역시 게시했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능력과 재능이 일천하여 노력이 답이라 생각했다.

글쓰기 연습을 했다.

매일 쓰기로 했다.

그런 다짐을 바탕으로 얼마 전까지 브런치에

매일 글을 게시했다.

딱 3개월이 지나니 더 이상 쓰기가 힘들었다.

소재는 간간히 떠오르는데 풀어내는 능력이 부족해

쓰기 싫어졌다.

글쓰기 연습을 위해 매일 글을 게시했는데

갈수록 쓰기 힘들었고, 결국엔 쓰기 싫어졌다.

이상한 일이다.

허드렛일도 하면 할수록 느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글쓰기는 늘지 않았다.

처음엔 조금씩 느는 듯도 했다.

구어체를 문어체로 바꿔 갔다.

긴 문장을 짧게 끊었다.

불필요한 표현을 자제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더 이상의 변화는 없었다.

표현력이 부족한 것 같다.

번뜩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소재는 있다.

그래서 쓰려고 한다.

그런데 풀어내는 과정이 영 힘들다.

쓰다 만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풀어내려 가다 고개를 떨구고,

노트북을 닫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소설은 도저히 쓸 역량이 안 됐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수월한 수필을 썼다.

쓸수록 수필인지 에세이인지 산문인지 점점 길을 잃었다.

정확히는 그냥 일기 쓰는 것 같았다.

일기라면 그냥 혼자 쓰면 될 일이다.

쓰면 쓸수록 일기를 써 내려갔다.

다 쓰고 나서 스스로 반문했다.

‘아, 그래서 뭐 어쩌라고….’

뭔가 그냥 한심스러웠다.

그럼에도 글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처음엔 조금만 연습하면 작가가 될 줄 알았다.

소위 ‘글밥’ 먹고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상당히 요원한 일이란 사실을 아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쓸란다.

일기라도 쓸란다.

쓰레기 같은 글이라도 쓸란다.

쓰레기는 쌓여 봐야 쓰레기인데….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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