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의 밤
엄마, 나는 땄어요
바람 부는 마당 모서리에서
손바닥이 붉어지도록
규칙은 바람처럼 공평했고
딱지는 내 쪽으로만 넘어왔죠
그런데 왜
“동생 걸 왜 빼앗니”
말은 칼날처럼 마른 등짝을 스쳤고
나는 주웠던 승리를 내려놓아
내 것까지 포개어 건넸죠
작은 길 끝, 동생 집 문턱에서
딱지는 또다시 손을 바꿔
사촌형의 주머니로 사라졌고
내 울음은 모서리가 닳은 종이처럼
접히고 접혀 작아졌어요
집에 와서 말했죠, 엄마
“내가 땄어”
문장은 두 번 접힌 종이처럼 떨렸고
당신의 침묵은
내 편이 비어 있다는 뜻이었죠
그날 이후
나는 이기는 법보다
포기하는 법을 먼저 배웠고
소유보다 설명을, 설명보다
침묵을 먼저 꺼내 들었어요
하지만 오늘 밤
나는 다시 손바닥을 펴서
접힌 모서리를 펴듯 말을 펴요
이긴 것은 빼앗음이 아니고
내 눈물은 도둑이 아니었다고
마당 끝에 남아 있던 먼지 한 줌
그 위에 서서 선언해요
내 딱지는 내 것이라고
그리고 늦게라도
내 편이 여기 서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