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니잖아요

결혼 - 1. 결혼의 환상

by David Dong Kyu Lee

사람들은 결혼을

행복의 완성이라고 믿는다.


마치 결혼식장의 조명이

평생의 어둠을 밝혀줄 것처럼,

하얀 드레스의 반짝임이

삶의 모든 상처를 덮어줄 것처럼,

사진 속 미소가

현실의 무게를 이겨낼 것처럼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을 꿈꾸면서

결혼 이후의 삶은 꿈꾸지 않는다.


결혼식은 준비하지만

결혼 생활은 준비하지 않고,

하루의 이벤트는 계획하지만

평생의 날들은 상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결혼하면 행복해지겠지.”


하지만 결혼은

행복의 도착지가 아니라

현실의 출발점이다.


결혼은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자리이고,

서로의 약함을

숨기지 못하는 순간이며,

서로의 삶이

겹쳐지고 부딪히고 흔들리는 과정이다.


결혼은

사랑이 완성되는 곳이 아니라

사랑이 시험받는 곳이다.


사랑은

결혼식장에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결혼 이후의 날들 속에서

조용히, 천천히,

때로는 아프게 자라난다.


하지만 사람들은

환상을 사랑하고

현실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결혼을 꿈꾸면서

결혼을 모른다.


결혼을 원하면서

결혼을 준비하지 않는다.


결혼을 기대하면서

결혼을 이해하지 않는다.


그건 아니잖아요.


결혼은

행복을 보장해주는 약속이 아니라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두 사람의 다짐이다.


결혼은

완성된 사랑이 아니라

시작된 사랑이다.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놓지 않을 때,

비로소 결혼은

행복의 문을 연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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