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니잖아요

결혼 - 6. 자기 성찰의 부재

by David Dong Kyu Lee

사람들은 결혼을 말할 때
상대에게 바라는 것들은 길게 말하지만
자신에게 바라는 것들은 짧게 말한다.

“상대는 성격이 좋아야 하고
경제력도 있어야 하고
책임감도 있어야 하고
가정적이어야 하고
예의도 있어야 하고
마음도 넓어야 하고…”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는 상처를 치유했는가.
나는 누군가의 삶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가.
나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나는 사랑을 지킬 수 있는가.

사람들은
상대에게는 완벽을 요구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하다.

사랑은
서로의 부족함을 끌어안는 일인데
요즘의 사랑은
상대의 부족함을 걸러내는 일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좋은 사람이 없네.”
“요즘 사람들은 문제야.”

그건 아니잖아요.

좋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이 들어올 자리를
자기 성찰의 부재가 막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일이다.

결혼은
상대에게 바라는 조건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다.

사람들은
사랑을 찾기 전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사랑은
문 앞에서 오래 기다린다.

사랑은
자기 성찰이 시작될 때
비로소 들어온다.

화, 목, 토 연재
이전 29화그건 아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