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 7. 결혼이 두려운 시대
사람들은 결혼을 두려워한다.
사랑이 두려운 게 아니라
사랑 뒤에 따라오는
현실이 두려운 것이다.
결혼은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뜻이고
함께 산다는 것은
내 삶의 일부를 내어주는 일이고
내 상처를 들키는 일이고
내 약함을 보여주는 일이다.
요즘 사람들은
상처를 숨기는 데 익숙하고
약함을 감추는 데 능숙하고
혼자 버티는 데 익숙해져 버렸다.
그래서 누군가 다가오면
마음은 설레지만
발걸음은 뒤로 물러난다.
사람들은 말한다.
“결혼은 너무 무거워.”
“혼자가 더 편해.”
그 말 속에는
이 시대의 외로움과
이 시대의 피로와
이 시대의 상처가 숨어 있다.
결혼이 무거운 게 아니라
우리가 서로에게
가벼운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다.
사랑은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는 용기인데
요즘의 사랑은
상처를 숨기는 기술이 되어버렸다.
결혼은
서로의 약함을 받아들이는 일인데
요즘의 결혼은
약함을 감추는 경쟁이 되어버렸다.
그건 아니잖아요.
결혼은
완벽한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이 아니라
불완전한 두 사람이
서로의 불완전함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두려움은
사랑을 막는 벽이 아니라
사랑이 필요한 이유다.
결혼은
두려움이 사라질 때 시작되는 게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선택할 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