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하여
현대 사회 속에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몸은 회사에 있지만 마음은 집에 있다. 인파 속을 거늴지만 나는 혼자다. 노력은 하지만 가슴은 뛰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존재는 그 어디에도 있으며 그 어디에도 없는 무존재에 가깝다. 존재 대신 소유를 갈망하는 사회는, 나로 살아가기 위해 나부터 소비하는 아이러니에 빠져버린 것이다. 덕분에 지금 여기 '현재'에 존재하는 법을 우리는 완전히 잊어버렸다. 미래의 어디쯤이나 과거의 나에게 의지한 채 '하루'를 살아가는 대신 하루를 소비하는데 익숙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