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플레이리스트
짙은 (a.k.a 성용욱) 여수 출생의 싱어송라이터.
그의 2집 Uni-verse의 다섯 번째 트랙. 사적인 플레이리스트 2번째. 일단 듣고 오자.
https://www.youtube.com/watch?v=HYJLzsohd2
기억은 궁전처럼 크고 부드러운
절대권력의 왕이네
후회도 희망들도
내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는 걸
난 나의 의지를 잘 모르겠어
모든 게 누가 정해놓은 듯
이리저리 흔들리고 또 멀어지고
오 난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위대하고 권능 있는 살아 있음에
오 기억의 왕이여 궁전에 날 쉬게 하오
호위병과 풍요로움 안전함이 있는 곳
오 지혜는 눈멀으리 운명 앞에 무릎 꿇으리
날 잊으리
오 기억의 왕이여 궁전에 날 쉬게 하오
호위병과 풍요로움 안전함이 있는 곳
오 지혜는 눈멀으리 운명 앞에 무릎 꿇으리
나를 잃으리
철저히 주관적인 내 느낌은,
그 정도의 아티스트가 현실이라는 절대 권력 앞에 한없이 무력함을 노래하는 것에 나는 슬펐다.
나 자신이 내 삶에 얼마 큼이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나는 갑자기 울고 싶어 진다.
몇 년의 노력은 운명 앞에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공들인 탑은 쌓기도 전에 누군가에 의해 무너져 버렸다.
돌이킬 수 없는 그 순간들은 과거가 되었고, 돌이킬 수 없을 미래가 필연적으로 나를 찾아올 것이다.
내가 쌓은 지식과 지혜들은 시대 앞에 너무나 쉽게 빛 바래고,
나를 나답게 하던 것들에 대해 믿음을 잃고 나면 내겐 무엇이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