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은 늘 빠르게 지나간다.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거리는 조용해지지만, 가로등은 여전히 깨어 있다. 나는 종종 밤길을 걸으며, 가로등이 지켜보는 세상을 상상한다.
가로등은 말이 없지만, 모든 것을 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달리는 차량의 불빛,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밤새 그 자리를 지키며, 가로등은 시간과 공간을 기록한다. 어떤 날은 비가 내려 젖은 거리의 반짝임을 보고, 어떤 날은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스며드는 빛을 관찰한다.
나는 가로등의 시선을 빌려 하루를 돌아본다. 사람들이 흘리고 간 표정과 대화, 잠시 멈춘 발걸음, 지나가는 사랑과 슬픔의 흔적. 모두 가로등 아래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지지만, 빛 속에는 여전히 그 여운이 남는다.
가로등이 보는 세상은 우리와 다르다. 우리는 순간순간을 살아가지만, 가로등은 그 모든 순간을 연결해 하나의 긴 이야기처럼 지켜본다. 어둠 속에서도 존재를 드러내며, 묵묵히 밤을 지키는 빛. 나는 그 빛을 따라 걸으며, 사람과 도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사색을 이어간다.
새벽이 오고, 사람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로등은 여전히 자리를 지킨다. 그 시선 속에서 나는 하루의 흔적과 시간의 결, 그리고 도시 속 수많은 사소한 순간들의 의미를 느낀다. 가로등은 침묵 속에서도 삶의 조각들을 관찰하며, 우리가 놓친 이야기들을 고요히 기록한다.
밤새 깨어 있는 가로등의 시선은 그렇게 사소하지만 특별하다. 우리는 그 존재를 무심히 지나치지만, 그 빛을 통해 일상 속 미세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삶의 조용한 흐름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