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스페인 여행이며, 영주권이며 지출이 너무 큰 탓에 한국행을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막상 임신을 하고 나니 이제 출산을 하면 그 이후엔 한국행이 더 어려워질 것 같아 마음이 약해지더라. 그래서 결국 돔의 도움과 용기로 한국행 티켓을 끊었다.
그러고 몇 주 뒤, 가정의 달이라는 행복한 5월에 엄마는 유방암 확진을 받았다.
나의 십대에도 엄마는 자궁암을 한 차례 겪었던 터라, 우리 가족이 그 아픔과 슬픔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에 비해 엄마는 많이 연세를 드셨고, 기력도 없어 그때와 같은 과정을 다시 겪어 나갈 수 있을지 모르고 무서웠다. 그리고 그땐 나도 어려 순수한 마음에 엄마가 회복하리라는데에 의심이 없었다.
유방암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던 나는, 수술만 하면 이 암덩이를 툭- 하고 털어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앞으로 엄마가 해야 할 검사는 또 셀 수 없이 많고, 아직 방사선을 할지 항암을 할지 조차 모른다.
늘 엄마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 건강하고 평안하길 바랐건만 세상일은 역시 마음처럼 되질 않는다.
해외에 살면, 늘 죄진 마음이 드는 것 중 하나이다. 부모님이 아프고 힘드실 때, 바로바로 가지 못하고 돕지 못하는 것..
아직 나도 엄마가 필요하고, 태어나지 않은 론다에게도 이렇게 멋진 할머니를 기억에 남게 해주고 싶은데, 엄마의 건강 적신호에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