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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아이 Oct 12. 2024

내 친구

자랑을 곁들인

중학생 때 처음 만났다

검정뿔테안경에 독특한 리본핀

그리고 자연갈색이라던 노란머리

이게 그 친구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종종 엉뚱한 행동으로

주변사람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는데

뭐가 그리 재밌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나는 건 함정

그냥 그 친구랑 있는 시간이 마냥 좋았다.

이렇게 느낌만 남다니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반이 멀어 교류가 줄었고

그냥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아, 때때로 소식이 들려왔지만

흔한 싸움얘기라서 패스

정말 흔하디 흔한 싸움 얘기였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한창 힘들 때 한번 만났다

그 친구는 나보다 힘들 거 같아서 만났던 거 같다

위안을 얻으려 했던 걸까?

난 참 개자식이고 친구는 아픔이 많았다.



세월이 흘러 흘러 서른을 앞두었을 때 즈음

그 친구가 떠올랐다

연락했다.

내 장점 중 하나

뜬끔없는 연락을 잘한다는 거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내가 되고 싶은 인간상

십 년이 훌쩍 넘었는데 내 친구는 하나도 안 변했

또 참 많이 변했더라

그래서 더 멋있더라

그 앞에서 나는

그저 사춘기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오늘은 무작정 친구를 찾아왔다

조금은 낯선 톤 하지만 다시금 대단한


15년 전에는 몰랐다

내가 이 친구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할 줄

그 시간동안 이 친구에게는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작고 엉뚱했던 중학생 노란머리 내 친구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이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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