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말
우리가 감정이라 부르는 그것은 무엇일까요?
슬픔은 푸른빛의 눈물이 되어야만 증명되는 걸까요? 웃음이 황금빛으로 빛나야만 기쁨이 확인되는 걸까요? 만약 감정이 숫자로 환산되고, 점수로 매겨져 거래된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떤 색깔로, 어떤 울림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민우는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았다. 숫자에는 목소리가 있고, 음악에는 색깔이 깃들어 있었다.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그의 공감각 세계는 그의 누나인 민서에게 놀라움이자 영감이었다. 민서는 이 세계를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뇌-감각 인터페이스 기술, 네오링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의 네오링크는 다리였다. 서로 다른 세계를 이어주고,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다리. 우리는 그 다리를 통해 타인의 영혼에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다리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거대 기업 리콜렉스가 네오링크를 왜곡해 만든 'Phase 3' 기술은 사람들의 기억을 잘라내고, 시간을 조작했다. 기억이 지워진 자리에는 공허가 남았다. 빛은 동시에 가장 깊은 어둠을 드러냈다. 민우는 그 혼란 속에서 자신의 특별한 감각을 잃었다. 더 이상 스스로 색과 소리 친구들은 만날 수 없었고, 남은 건 장치를 통해 단편적으로 재현하는 능력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세 번째 이야기. 네오아트라 불리는 시대가 열렸다. 감정은 점수가 되고, 전광판에 뜨듯 거래된다. "감동지수 92점", "공감력 우수"라는 안내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다. 사람들은 점수를 보고 감탄한다.
네온빛이 넘실거리는 전시장 안, 감정의 색채가 유리 조각처럼 흩날리고 합성된 향기가 공기를 채운다. 바닥은 미세한 진동으로 심장을 두드린다. 박수와 환호가 파도처럼 번진다. 그러나 바깥 골목 어귀의 작은 화방에서는 바람이 낡은 창문을 흔들고, 크레파스 가루가 종이 위에서 서걱인다. 삐뚤고 거친 선에는 그 어떤 기계도 계산할 수 없는 떨림이 숨어 있다. 점수로 환산되지 않는, 오직 살아있는 감정.
《네오링크3: 감정의 예술》은 묻는다. 감정은 표현되는가, 거래되는가, 아니면 살아있는가? 기술로 인해 감각을 잃은 민우, 잃은 것을 되찾으려는 누나 민서,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테라콘과 Hope Bridge, 리콜렉스의 그림자.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감정과 예술을 붙잡으려 한다. 그리고, 낡은 벽돌 위에 크레파스로 휘갈겨 쓰인 글귀 하나.
"감정은 살아있습니다."
민우의 세계와 시작 : 민우는 공감각이라는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음악은 빛이 되고, 숫자는 성격을 가진 존재로 다가왔다. 민서는 이 세계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했고, 그 바람이 네오링크 기술의 출발점이 되었다.
테라콘의 네오링크 팀의 탄생 : 민서는 테라콘이 주최한 '네오링크 UXUI 공모전'에서 우승했고, 테라콘의 개발자 김도윤과 윤리위원회 일원인 한수연과 함께 팀을 꾸렸다. 하지만 당시 CEO였던 강태우의 욕망이 기술을 변질시키면서 내부 갈등이 일어났다. 강태우가 몰락한 후, CTO였던 박지원이 테라콘의 새로운 CEO가 된다.
박지원과 지수의 상흔 : 박지원은 조카 지수의 죽음을 안고 살아간다. 지수 역시 민우처럼 공감각을 지녔지만 세상을 떠났다. 그 상실은 박지원에게 집착과 결핍을 남겼고, 그가 네오링크와 AVA 연구를 붙잡는 이유가 되었다.
Hope Bridge의 독립 : 강태우 몰락 후, 민서와 동료들은 테라콘을 떠나 Hope Bridge 연구소를 세운다. 이곳은 윤리와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며, 기술을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도구로 쓰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리콜렉스의 위협 : 강태우의 잔여 세력은 리콜렉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간다. 그들이 개발한 'Phase 3'는 기억을 조작하는 기술로, 인간성 자체를 훼손하는 위험한 존재다.
AVA와 네오아트 : 테라콘은 AVA 시스템을 통해 감정을 수치화하고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극성 감정을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 정서를 마모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민우가 잃어버린 세계를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 '네오아트'가 태어난다. 이는 감정을 파괴하는 기술이 아니라 회복과 확장의 도구로 기능한다.
윤민우: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예술가. 특별한 공감각을 잃은 뒤, AVA를 통해 네오아트 작가로써 단편적으로 감정을 재현한다. 공허와 회복이 그의 여정의 축.
윤민서: 민우의 누나이자 UXUI 디자이너. 동생의 세계를 세상과 연결하려 했던 최초의 다리이자, 지금은 Hope Bridge의 중심 인물.
박지원: 테라콘 CEO. 감정의 민주화를 내세우지만, 내면에는 조카 지수를 잃은 상처와 집착이 숨어 있다.
한수연: Hope Bridge의 윤리학자이자 상담자. 데이터와 공감을 통해 AVA의 위험을 짚고, 회복 중심의 대안을 제시한다.
서유나: 날것의 감정을 상징하는 아이. 순수와 분노, 두려움까지 함께 지닌 현실적인 존재로, 민우의 닫힌 내면을 흔들어 깨우는 열쇠.
이제, 감정의 진짜 얼굴을 향한 여정이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