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가 있기를
요즘 나의 아들은
"내가 내가!"라는 말을 자주 외친다.
스스로 하려고 하는 시기가 왔다.
잘 크고 있는 듯해서 대견하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로 아침에 등원 전, 밤에 자기 전
나의 인내심은 바닥을 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왜 꼭 바쁠 때만 골라서 자기가 하겠다고 할까'
빨리빨리 씻고 밥 먹고 옷 입고 나가야 하는데
샴푸 바르는 것도 "내가!" 로션도 "내가!"
양치도 "내가!" 단추 잠그는 것도 "내가!" 등등...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애가 타고
결국 참지 못하고 "엄마가 할게 엄마가!"라고
말하며 아이의 손을 저지시킨다.
결국 울음 엔딩으로 짜증을 부리며 안 간다
시전을 하면 할아버지가 아이를 둘러업고 나간다.
나는 뒤에서 유치원 가방, 아이 겉옷, 신발을
들고 총총총 따라나선다.
밤에 잠들기 전에는
바빠서 못 기다린다기보단
일찍 자야 하는데 더 놀겠다며 보채는 아이로
인해 인내심이 떨어지며 결국 화를 내는
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주로 아빠가)
책을 더 읽고 싶다고 한다든가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기도 하면서 잠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어느 날은 잠옷 단추를 본인이 잠그겠다고
용을 쓰면서 있는 짜증 없는 짜증을 내기도 한다.
사실 우리도 안다.
기다려 주는 게 맞다는 사실을.
다만 주말같이 한가할 때 해줬으면 좋겠지만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아이의 생활에 평일과 주말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날이 다~~ 놀고 싶고 해보고 싶은 날인텐데.
어른들은 바쁘다.
나도 느긋한 편에 속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모르게 조금은
빨라졌다. (남편의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 도서관 근무를 하며 책 한 권을 읽었다.
나무늘보가 알려주는 인생 이야기다.
나무늘보는 이렇게 말한다.
"속도를 늦추면 뭐가 제일 중요한지 보여"
처음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우리와 같은
어른들에게는 와닿지 않는 그런 말들 같았다.
"그렇게 바쁜 이유가 돈 때문이란 사실은
나를 실망시켰어. 그 맛도 없는 것 때문에
바쁘고 웃지도 못하다니."
허허 나무늘보야 너도 사람이 되어볼 테야?
그렇다. 나무늘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나도 안다. 좋은 말인 것도 알고 도움이 되는
말이라는 것도. 내가 책을 끝까지 읽은 이유는
우리 아들은 가끔은 나무늘보 같이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다.
삶에 한가한 날들이 필요하다는 말은 공감한다.
한가로이 쉬게 되면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내 무의식 속에 있는
어떠한 소망, 기대, 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르거나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확해지기도
하고 어쩌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다.
다음 날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내 아들의 인생 속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사는 날들이 많았으면 한다.
일단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부터 하자!
성장하고 있는 아들을 위해 천천히 기다리는 노력!
-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들에게 -
"천천히 해도 괜찮아!"
"잘 안된다고 속상해하지 마!"
"너만의 속도가 있어 남들과 비교하지 마!"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