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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컴퍼스 Jul 22. 2020

한 번 꿈꾸어 봐도 좋을 크루즈 선상 결혼식

크루즈 선상 결혼식

나의 결혼식은 경제적이고, 심플했다.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 없어서도 아니었고, 결혼식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도 아니었다. 단지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쏟아야 하는 열정, 시간, 돈에 비해 결혼식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비례하지 않는 것 같았고, 되려 준비를 철저히 할수록 결혼식이 아닌 ‘결혼’ 그 자체에 혼란과 의구심을 갖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결혼식에 쓸 예산, 시간, 우리의 에너지는 아끼고 모아 나와 예비신랑이 좋아하는 여행에 다 쏟아 붓기로 했다. 예식장은 우리가 살던 동네의 문화회관, 스튜디오 촬영 대신 집 앞 공원 셀프 촬영, 드레스와 메이크업은 가장 기본 가격으로 선택하며 결혼식 준비를  6개월에 안에 속성으로 끝냈다. 


그러나 만약 나의 이런 심플한 절차, 속전속결 준비를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적인 성향과 참석자의 동선부터, 결혼식의 분위기, 결혼식 후 식사, 선물까지 기획, 준비하며 잘 짜인 풀 코스 메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결혼식이 있다면 어떨까? 


그런 결혼식이 바로 크루즈에서 가능하다! 


현존하는 글로벌 선사들 대부분은 결혼 패키지(wedding package)를 갖고 있다. 그리고 크루즈에는 선상에서 결혼식 이벤트를 맡아 예비부부들과 선내 담당자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며 잊지 못할 결혼식을 기획, 준비해주는 승무원이 상주해 있다.  비용과 프로그램을 보고 패키지를 선택하면 담당 승무원이 A-Z까지 다 준비해준다. 이것이야 말로 WORRY-FREE WEDDING! 아닐까! 


물론 결혼 패키지는 각 선사별로 패키지의 디테일과 구성은 다르지만, 큰 틀은 비슷하기 때문에 대분류 안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그다음부터는 절차, 준비가 쉬워진다..  


A. 결혼식을 운항 중 선상에서 하느냐? 

- 결혼식에 참석할 사람들, 신랑, 신부 모두가 크루즈에 승선해서 운항 전체 일정을 함께 한다. 


B. 모항지에 정박한 동안에 하느냐? 

- 모항지에 정박한 동안에 참석자들이 크루즈로 방문해서 결혼식을 참석하고 결혼식 후 참석자들은 하선을 하고, 신랑, 신부는 크루즈에 남아 신혼여행을 즐긴다. 


C. 크루즈가 방문하는 기항지에서 하느냐? 

-결혼식에 참석할 사람들, 신랑, 신부 모두가 크루즈에 승선해서 운항 중 방문하는 기항지에서 결혼식을 하고, 운항을 마무리한다. 


먼저 이 3개의 선택지를 가진 대분류 안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중분류로는 승선하고 싶은 선사, 크루즈선을 선택하면 소분류로는 선사별로 잘 만들어진 패키지를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1. 로열캐리비안 인터내셔널: Royal Wedding 패키지 

*가격은 3000달러~6000달러 사이로,  크루즈 안 라운지, 레스토랑 그리고 중앙에 길게 뻗은 센트럴 파크에서까지 내가 원하는 분위기의 장소를 선택할 수 있고, 전문 사진사, 생화, 3단 케이크 등 로맨틱하고 완벽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2. 프린세스 크루즈 : Tie the Knot 패키지

*가격은 2500달러~5000달러로 특히 크루즈를 타고 간 알래스카의 빙하 위에서 결혼식을 열 수 있는 구성은 단연 크루즈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특별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3. 셀러브리티 크루즈 : Celebration 패키지

*가격은 2500달러~3000달러. Xpedition 크루즈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크루즈선에서 선상의 캡틴이 합법적으로 결혼식의 주례를 맡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017년 동성애자의 결혼식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4.  디즈니 크루즈 라인 – Fairy Tale Wedding 패키지

*가격은 3000~4000달러. 패키지 이름부터 동화 속 왕자, 공주의 결혼식을 떠올리게 한다. 디즈니 랜드에서 결혼식을 여는 기분일 것 같다. 


*위에 명시한 가격들은 웹사이트, 상품 설명서에 나온 금액이고 기본 가격대를 말한다.  물론 선택하는 운항지와 항로 그리고 구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위의 선사들 말고도 노르웨지안 크루즈의 Wedding at sea패키지, 카니발 크루즈의 Our love story begins 패키지, MSC 크루즈, 큐나드 크루즈 등 선사별로 다양한 패키지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선사들이 결혼식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결혼 증명서 또한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바하마 (Bahamas), 버뮤다(Bermuda), 플로리다 (Florida), 그랜드케년 (Grand Cayman), 세인트 토마스 (St Thomas)에 정박해 있는 동안 결혼식을 올리면 그곳의 결혼 증서를 받을 수 있으며, 또한 AT SEA MARRIAGE LICENSE라고 해서 항해 중인 경우 크루즈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해양 라이선스를 받을 수도 있다. 약 5-700달러 정도의 결혼증서, 절차 비용은 추가로 발생하지만 타국에서 인정한 결혼 증명서를 받고 싶거나, 성소수자들이 합법적으로 부부를 인정받는 절차와 증명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이벤트이자 기념증서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한다.  ‘만약 우리가 황혼기에 우리의 시간을 더 기념하고 싶고, 특별한 이벤트를 열고 싶다면 그곳이 크루즈였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패스트푸드 적인 성향을 가진 나와 잘 짜인 풀 코스 메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결혼식 게다가 낭만과 특별함은 당연히 기본으로 느낄 수 있는 결혼식, 크루즈 선상 결혼식. 


꿈꾸어 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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