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 #2
점심을 먹고 이불에 들어가 잠깐 눈 좀 붙이려던 것이 일어나니 밤 11시가 되어있다. 한국에 있었다면 같이 사는 친구들과 점심으로 뭘 시켜 먹을지 고민하며 하루를 시작할 텐데, 모두 들어와 자려고 준비하는 때에 혼자 깨어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 아주 달갑지만은 않다.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났을 뿐인데 평소와 사뭇 다른 환경에 있다. 어떠한 일에든 그렇겠지만 적응이 빠른 사람과 아닌 사람이 있고, 시간에 관하여 둘 중 한 곳에 속해야 한다면 나는 아무래도 아닌 사람에 가까운가 보다.
잠깐 사이에 주변의 많은 것들이 변했고, 꽤나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남아있는 시간의 자리를 다른 시간으로 채워 넣는 것이 쉽지 않다. 나는 아직도 익숙해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