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쁠럭불가담' <아프리카에 대해 말해보자>
셜록 홈즈를 소재로 만든 창작물들은 웬만하면 다 챙겨보고 좋아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건 조니 리 밀러와 루시 리우가 나오는 <엘리멘트리>고, 베네딕트 컴버베치와 마틴 프리먼의 <셜록 홈즈>도 좋았고, 이언 맥컬런가 노년의 홈즈를 연기한 <미스터 홈즈>도 좋았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나오는 <셜록 홈즈> 영화도 1편과 2편 다 보긴 했는데, 재밌게 본 것 같긴 한데 크게 인상 깊었던 느낌은 아니다.
오늘 본 <에놀라 홈즈2>는 어떻게 보면 셜록 홈즈를 소재로 한 창작물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셜록 홈즈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를 중심으로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두 번째 편이 이번 달에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덕분에 이번 주말을 내내 밝혀줄 만한 행복한 2시간을 보냈다.
<에놀라 홈즈2>를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동지'다. 영화에서 에놀라 홈즈의 어머니, 그러니까 셜록과 마이크로프트 홈즈의 어머니이기도 한 유도리아 홈즈가 에놀라에게 이런 말을 한다.
넌 혼자서도 잘 해낼 거야 에놀라, 하지만 힘을 합치면 끝내주게 잘 해낼 수 있어.
너도 아군을 찾아, 동지와 함께라면 네 몫을 더 잘 해낼 수 있어.
여럿이 함께 한 목소리를 낼 때 우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소음을 낼 수 있거든.
클리셰처럼 들릴 수 대사지만, 요즘 동지와 동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던 터라 이 대사가 콕하고 마음에 박혔다. 나에겐 동지가 얼마나 있을까? 동지들과 같이 낼 수 있는 소음은 무엇일까?
많지는 않지만 동지라고, 동료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이 있다. 최근 <내일을 위한 아프리카 공부>를 함께 낸 출판사 '힐데와소피'도 그중 하난데, 관심분야는 조금 다르지만 생각의 모양(?)은 가장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힐데와소피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변화를 위해 하고 싶은 작당이 많은데 우리가 목소리 내고 함께 일을 벌일 판이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로 자주 빠졌는데, 이렇게 매번 답답해하지만 말고, 우리의 이야기를 흘려보내지만 말고 뭐든 해보자 싶어서 '쁠럭불가담'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쁠럭불가담은 북한에서 비동맹을 뜻하는 용어인데, 어떤 주제든 사회의 주류의 담론에 끼지 않는 사람들 나아가 주류 담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따로 또 같이 모여보자~라는 (내 마음대로 해석한) 의미를 담아 채널명을 그렇게 정했다.
쁠럭불가담의 그 첫 영상은 '아프리카에 대해 말해보자'다. 나는 책 홍보를 위해 책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 이야기는 거의 못했고, 하다 보니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복잡함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
2014년부터 아프리카에 대해 쓴다며 브런치와 페이스북에서 활동하고, '아프리카'가 제목에 들어가는 책도 쓰고 공부도 하고 몇몇 나라는 가서 살기도 하고 방문하기도 했지만 해가 갈수록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는 게 어려워지던 차에 아프리카를 주제로 영상을 찍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간 것 같다. 영상에서는 그런 어려움과, 그럼에도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는 이유,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힐데와소피와 함께 이야기 나눴다.
그 외에 영상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아프리카를 처음 인식하게 된 계기?
이야기의 불균형에 대한 문제 인식은 언제부터?
아프리카를 다르게 보여주는 콘텐츠?
‘아프리카’를 다르게 보자고 이야기하기의 어려움?
‘아프리카’는 무엇일까?
<내일을 위한 아프리카 공부> 책 제목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아프리카 사행시(?)
영상 보기: https://youtu.be/RM_AqtzTZY0
제목 배경화면 출처: 유튜브 '쁠럭불가담' (https://www.youtube.com/@block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