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먹기 전 기억하는 동아프리카 음악
(1) Diamond Platnumz-Ntampata Wapi 등 5곡
오래 지낸 장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사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등은 더 이상 가지 않거나, 만나지 않거나, 보지 않아도 나에게 취향으로 남아있을 때가 있다. 2012-13년 탄자니아에서 1년 동안 일하면서 들었던 동아프리카 대중음악, '전통'음악, 타랍, 가스펠 등도 어느새 내 취향의 일부가 되어 지금도 가끔 찾아 듣거나 흥얼거리곤 한다. 그런데 요즘 탄자니아와 르완다의 식당에서, 버스에서, 잔치에서 들었던 음악을, 당시 친구들이 좋아했던 음악을 자꾸 잊는 것 같아 완전히 까먹기 전에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내 첫 '아프리카' 음악이 탄자니아의 대중음악인 봉고플라바(Bongo Flava)였던 만큼 국가로는 탄자니아 음악이, 장르로는 봉고플라바가 가장 많을 것 같다. 그리고 탄자니아나 르완다에 살 때 들었던 음악을 우선 정리하는 게 목표지만, 한국에서도 꾸준히 (동)아프리카 음악을 듣었기 때문에 현지에서 알게 된 음악과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 된 음악이 섞여있다. 제목은 가수명 - 노래 제목(국가/년도) 순이다.
Diamond Platnumz - Ntampata Wapi(탄자니아/2014?)
(내 기준) 탄자니아 대중음악계에서 알리 키바(Ali Kiba)와 함께 양대산맥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플랫넘즈(Diamond Platnumz)의 노래. 꽤 자주 떠올라서 후렴구를 흥얼거리곤 한다. 제목은 스와힐리어(Kiswahili)로, 직역하자면 '그녀를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라는 뜻. N(나) ta(미래형) m(그/그녀) pata(얻다/찾다), Wapi(어디?)
Ali Kiba - Mwana(탄자니아/2014?)
앞서 말한 다이아몬드 플랫넘즈와 (아마도) 라이벌인 알리 키바(Ali Kiba)의 초반 히트곡. 제목은 스와힐리어로 '아이'라는 뜻이고, 가사는 이촌향도 한 외동아이에게 도시(다레살람) 살이의 어려움을 경고하는 내용인 듯한데 뮤직비디오는 딱히 그것과 상관없이 구성되어 있다.
Urban Boys - Ntakibazo(르완다/2018)
르완다에 있을 때 들었던 종종 들렸던 노래. 제목은 르완다어(Kinyarwanda)로 '문제없어'라는 뜻인데, 실생활에서도 많이 쓰는 표현이다. 르완다어는 영어 알파벳을 쓰지만, 발음은 영어와 조금 달라서. Ntakibazo는 "은타키바조"가 아니라 "나ㅎ키바조"에 가깝다. 유명한 스와힐리어 문장 "하쿠나 마타타"의 르완다어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뮤직비디오는 어반 보이즈(Urban Boyz) 공식 채널로 보이는 곳에서 가지고 왔는데, 디즈니 등 다른 애니메이션을 잘라다가 만들어놔서 조금 당황스럽다.
Rayvanny - Kwetu(탄자니아/2016)
나에게 봉고플라바가 뭐냐고 물으면 이런 음악이라며 레이바니(Rayvanny)의 Kwetu를 추천할 것 같다. Kwetu는 스와힐리어로 '우리의'라는 뜻이고, 뮤직비디오가 탄자니아 대도시 외곽 지역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재밌었다.
Sarah Solo - Zamba Player
음원보다 공연 영상으로 먼저 접한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의 기타리스트, 사라 솔로(Sarah Solo)의 Zamba Player. 사실 이게 정식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원사이트에는 일단 이 제목으로 올라와있다. DR콩고를 동아프리카로 볼 수 있는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장소, 연주자, 연주, 화질(?) 등 모든 것이 멋지고 생생한 보물 같은 영상이라고 생각해 기록에 남겨둔다. 너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