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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안나 Aug 03. 2022

경험이 없어서 모른다는 비난

이전에 일하던 부서에 중도 채용으로 들어온 중간관리직이 있었다. 관련 업계 출신도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중간관리직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런 사람이 있었다. 


경험이 없는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문제는 경험이 없는것만이 아니라는것을 하나씩 알게되었다. 그는 상상력도 없었고 논리적 사고 능력도 없었고 공감능력도 없었다. 그러니 알지도 못하는 현장 일을 하고있는, 지금까지 해온 팀원들의 어려움은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문제가 생기면 모든 원인이 일개 개인의 탓이라며 질책만 해댔고 그는 ‘알지도 못하는게 설교질이야’ 라며 공공의 적이 되었다. 팀원들의 협조도 얻기 힘든 상황이라 그의 업무 능력은 타부서에서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갑자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한 살 앞당긴다고 하는 발표에 여론이 들썩거리고있다. ‘애들 낳아서 키워봤어야지 뭘 알지’하는 비난도 가끔 보인다. 대통령 부부는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어서 이런 정책을 내놓는것이 아니다. 물론 그는 경험이 없으므로 아이를 키우는것에 대해 모른다. 이건 어쩔 수 없다. 그는 유아기의 일년동안 아이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얼마나 성장하는지, 그에 따라 교육 과정은 어떻게 달라야하는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지 않고, 그 사실을 안다고 하더라도 그냥 그 이면의 자기와 자기의 지지층에게 돌아올 이익을 위해 아이와 부모의 혼란과 불안, 반발을 무시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도 없이 밀어부치려고하는것이다.

 

경험이 다가 아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로 유명한, 그 경험을 살려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범죄자가 된 전 대통령도 있지 않은가.  


그는 경험이 없어서,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다. 몰라서 그러는거라는 비난은 너무나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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