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삶을 기억하라

by 조영환

메멘토 모리, 삶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이 말을 들으면 어떤 감정이 떠오르는가?
두려움? 불안? 아니면,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는 계기일까?


나는 이탈리아 로마를 여행하며 이 말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었다. 콜로세움으로 가기 전 포로 로마노의 유적을 거닐 때였다. 한때 강력했던 제국의 중심이었을 이곳은, 이제 부서진 기둥과 폐허로 가득했다. 수천 년 전, 이곳을 거닐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권력을 손에 쥔 황제도, 화려한 개선식을 치르던 장군도, 결국 모두 사라졌다.


그 순간, 머릿속에 한 문장이 스쳤다.


"메멘토 모리."

승리의 순간에도 죽음을 기억하라

고대 로마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개선식을 거행할 때,
그의 뒤에서 한 명의 노예가 반복해서 속삭였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당신은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수많은 군중이 환호하고, 장군은 영광을 누리지만,
그 순간에도 노예는 끊임없이 그에게 죽음을 상기시킨다.
그것은 겸손을 위한 말이자, 삶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한 경고였다.


나는 그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만약 내가 그 장군이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화려한 개선 행렬 속에서도, 인간의 유한함을 상기하는 목소리를 듣는다면.


마치 우리 삶 속에서도 비슷한 순간이 있지 않은가?
성공을 거두고, 행복을 만끽하는 순간에도 문득 찾아오는 공허함.
모든 것이 영원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
죽음은 그렇게, 삶의 가장 찬란한 순간에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죽음을 기억하는 이유

죽음을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두려움 속에 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중세의 수도사들은 매일 ‘메멘토 모리’를 묵상하며 세속적인 욕망에서 벗어나려 했다.
화려한 권력도, 끝없는 욕망도 결국엔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예술 속에서도 이런 메시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크 시대의 정물화에는 해골, 시든 꽃, 모래시계가 자주 등장했다.
그것들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한다.


"시간은 흐르고, 인생은 덧없다.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절망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삶을 더욱 선명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진실이다.


죽음을 기억할 때, 비로소 삶을 살 수 있다


‘메멘토 모리’는 결국 삶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우리는 삶을 가볍게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이 표현할까?"
"그동안 미뤄왔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까?"



만약 그렇다면, 왜 그것을 내일로 미루는가?


우리는 종종 ‘언젠가’를 생각하며 살아간다.
언젠가 여행을 가고, 언젠가 사랑을 고백하고, 언젠가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겠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을 살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말을 하고, 감사하고, 사랑해야 한다.


삶을 기억하라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곧 삶을 더욱 선명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유한함 속에서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찾게 된다.


어쩌면 "메멘토 모리"는 단순한 죽음의 경고가 아니라,
진정한 삶을 기억하라는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그 말을 떠올리며,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메멘토 모리, 그리고 카르페 디엠."

죽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오늘을 살아라.

@thebc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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