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내 인생의 마법사는 나!

<인생 성장통>

by 찬빛별

삼 형제가 모두 나의 일부인데 내 말을 듣지 않는 날이 있다.


일상 속으로 한 발을 내딛기조차 버겁게 만든다.

세상이 잠시 정지되어 주길 꿈꿔보지만, 이내 깨어난다.

마음과 몸, 그리고 생각이 의지대로 따라주질 않는다.


인생 성장통인가 보다.



<균열이다>

마음이에게 틈이 벌어졌다.

바람과 햇살이 선물해 준 기운이 새어 나가 휑하기만 하다. 다시 담아보려 해도 담을 그릇이 보이질 않는다. 몸도 동의해 주질 않으니 기운이 나질 않는다.


몸이는 피곤한 건지 의욕이 사라진 건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무거운 추가 달린 듯하다가도, 가벼워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갈대 같기도 하다. 무엇이 되었든 상관없으니 자신을 그냥 좀 내버려 두라고 칭얼거린다.


생각이는 원래 눈치코치가 없다.

마음이와 몸이가 그러건 말건 제멋대로다.

탁구공이 따로 없다. 한번 튕기면 사방팔방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니, 어디로 튈지 알 수도 없고, 어떤 기억에 가서 콕 박힐지도 감이 안 잡힌다.

이럴 때라도 얌전히 있어 주면 좋으련만.


삐걱.. 삐걱..

내 안에 균열이다.



<인생 성장통>

온 마음이 쑤시고 결린다.

그러니 몸은 오죽하랴. 만사 귀찮겠지.

잠시 기다려주자.

일상이 잠시 정지되면 어떤가.

인생 성장통이 멈출 때까지.


그동안은 다그치지도 몰아붙이지도 않으련다.

공허한 마음에 무언가 채우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지친 몸에 무언가 해주려고 애쓰지도 말고, 날뛰는 생각을 억지로 잡으려 하지도 않겠다. 그저 제멋대로 세상에서 요양하며 쉬게 하련다.


혹, 삼 형제가 오해할지도 모른다.

제멋대로 세상이 아니라 나 몰라라 세상에 자신들을 버린 거 아니냐고.

오해하지 않도록 수시로 온갖 좋은 말들로 응원의 메시지를 날려 보낸다. 빨리 성장통이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잘하고 있다!“

”최고다!“

”괜찮아“

“그 정도면 충분해” …


좋은 말에는 세상의 기운이 담겨 있다.

그러니 그냥 메시지가 아니라, 마법인 셈이다. 나는 말의 기운을 믿는다. 그리고, 인생에는 그 어떤 약보다도 특효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성장통에도 어김없이 마법을 부린다. 괴로운 순간에도 일상 속에서도 마법은 나의 일부이다. 마법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내 인생의 마법사는 나니까.


성장통이 지나가고 나면 알게 되리라.

가치 있는 결실을 맺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걸.

고통스러운 시간을 참아낸 결과는

큰 축복으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진실도 경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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