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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Sep 03. 2016

신동미, 첫 사극서 외모를 포기하다

영화 ‘고산자 : 대동여지도’ 신동미

최근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맛깔나는 연기를 펼친 감초 조연들을 향한 주목의 시선이 뜨겁습니다. 오랜 무명 생활을 탈피하고 주연으로 발돋움하는 배우도 적지 않죠. 그런데 이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들 가운데 여배우는 드뭅니다. 현재로서는 라미란이 그 정점에 서 있죠.


배우 신동미 역시 충분한 역량을 갖췄지만, 이름과 얼굴을 쉽게 매치하기는 아직 힘듭니다. 데뷔 이래 1년에 두 세편 정도는 꼭 작품을 해 왔던 그이지만, 본격적으로 열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이기 때문인 듯도 합니다.


올해 들어서는 영화 ‘사냥’에 모습을 드러냈던 그가 강우석 감독의 야심작 ‘고산자 :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에서 다시 한 번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신동미는 극 중 김정호(차승원 분)의 집안일을 도와 주며 그와 은근한 러브라인을 조성하는 여주댁으로 분했죠. 특유의 도회적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남루한 옷차림의 아낙으로 변신했습니다. 지도를 만들겠다며 밖으로 나돌기만 하는 김정호를 대신해 그의 딸을 지키는 모성애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죠.



그런 그가 최근 열린 ‘고산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에게 첫 인사를 하다 그만 눈물을 쏟았습니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직도 감동이 가시지 않아서… 이렇게 대단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돼서 감동이고…”라고 말하던 신동미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의 홍일점이던 신동미가 울음을 터뜨리자 나머지 남자들은 당황을 금치 못했죠. 옆자리에 앉은 유준상은 어찌 할 바를 모르더군요.


이때 차승원이 나섰습니다. “동미가 지금 울고 있는데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개인적인 집안 사정 때문에 운다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숙연해진 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김인권은 재킷 앞주머니에 꽂아 둔 행커치프를 뽑아서 눈물을 닦으라며 건네주는 특급 매너를 보여주기도 했죠.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른 신동미는 “가슴이 벅차서요.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대단한 영화를 찍은 것 같아서 영광입니다”라고 말하며 또 다시 울컥했습니다. ‘강우석 키드’를 자처한 그는 강우석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복받쳤던 모양입니다. 김인권은 “신동미씨가 개인적 사정 때문에 많이 아픔을 토로하곤 했는데…”라고 농담을 하다가 신동미에게 팔뚝을 얻어 맞아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죠.


상기했듯 영화 속 여주댁을 연기한 신동미는 외모적인 면에서 많이 내려놓은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는데요. 기자간담회장에서의 그와 여주댁을 등치시킬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에 신동미는 “제가 오늘 너무 많이 꾸몄나요? 승원이 오빠가 저를 보더니 ‘신동미 오라고 해!’라고 하셨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줬습니다. “첫 사극인데요. 기존 이미지에서 의외의 반전을 꾀해 보자는 감독님에 말씀에 기쁘게 찍었습니다. 처음에는 한복 입고 섰는데 너무 개화기 신여성이 서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의상, 헤어, 메이크업을 오랜 시간 공들여서 많이 바꿨죠”라고 증언했습니다.


여주댁은 언제 집으로 돌아올 지 모르는 김정호를 기다리다가 당시 흥선대원군에 의해 탄압당하던 천주교를 믿게 되는 되는데요. 신동미는 그 외로움과 고뇌, 신실한 믿음까지 전부 완벽히 연기해 냈습니다. 오는 7일 개봉되는 ‘고산자’가 신동미의 도약을 이뤄낼 작품이라는 것이 전혀 의심스럽지 않네요. 기대해도 좋으실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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