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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효진 Oct 28. 2016

찌질 남편의 아이콘

JTBC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이선균

배우 이선균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찌질해서’ ‘버럭하는’ 남자들을 연기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속 이두현 역이었죠. 극 중 정인(임수정 분)의 남편으로 등장한 이선균은 부부 간 권태기를 맞고, 카사노바 성기(류승룡 분)를 고용해 아내를 유혹하게 만듭니다. 그러는 사이 정인에 대한 애정이 다시 살아나는 바람에 억지로 상황을 돌리려 하는 찌질함의 끝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았었죠.

2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그는 다시 한 번 찌질한 남편 역을 맡게 됐습니다. JTBC ‘판타스틱’ 후속작인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를 통해서인데요. 제목에서부터 예상할 수 있듯, 드라마 속 이선균은 아내의 외도에 괴로워하는 남편 도현우로 분합니다.



26일 열린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의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그런 현우의 모습이 짠하면서도 찌질하게 그려졌습니다. 우연히 아내의 핸드폰에 도착한 누군가의 메시지를 본 그는 충격에 빠집니다. 누가 봐도 불륜인 듯한 내용이 담겨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현우는 늘 완벽하다고 느꼈던 아내의 외도 사실 앞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못 한 채 변죽만 울리고 맙니다. 아내를 솔직하게 의심하지도, 시원스레 믿어주지도 못하는 현우의 앞날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이날 이선균은 이처럼 찌질한 남편 캐릭터를 연이어 맡게 된 것에 대한 소회를 전했습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때는 결혼 생활을 벗어나고 싶어서 카사노바를 기용했죠. 두현은 현우보다 비현실적이고 비겁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 현우는 현실적인 찌질함이랄까? 공감이 가는 인물이죠”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이 같은 인물들의 대명사 격이 된 그는 “찌질 남편의 아이콘이 된 것 같다”는 말에 “드라마 속 인물들이 굉장히 판타지적이라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맡아 온 캐릭터들은 그에 비해 현실적이지만, 상황이 자신을 찌질하게 몰아간다는 설명이었죠. 그러면서 “제 안에 찌질한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동시간대 방영 중인 tvN ‘THE K2’의 지창욱은 화려한 외모와 멋진 캐릭터로 여심을 자극하고 있는데요.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의 이선균이 그와 정면으로 맞붙게 된 형국입니다. 이에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이 나섰습니다. “(극 중 현우가)얼핏 찌질해 보이는데 되게 멋있게 나와요. 모든 남자들이 공감하는 많은 걸 그려내기 때문에 멋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감독이었지만, 이선균은 “멋있진 않고요”라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줬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드라마는 공감과 재미, 관계와 소통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주인공이 멋있진 않지만 드라마의 힘으로 밀고 나가겠습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경림이 “여심을 저격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장난스레 묻자 재차 “대본의 힘을 믿겠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죠.


그는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의 도현우를 ‘애어른’으로 정의했습니다. 여러모로 완벽한 아내와의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그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도현우가 성장이 멈춘 듯한 애어른이라는 것이었죠. 드라마 속 닉네임이 토이크레인이기도 하고요. 찌질 남편의 아이콘이 된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어떤 응답을 보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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